요즘 경기 분당(성남시 분당구) 일산(고양시 일산구) 평촌(안양시 동안구) 등 수도권 신도시의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자녀의 고교진학 문제로 이만저만 고민하고 있는 게 아니다.
▼명문고 보내자니 내신걱정▼
이들 신도시는 모두 각 고교가 자체적으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비평준화지역. 성적순으로 학교에 들어가다시피 하다 보니 신도시마다 명문대학 진학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른바 ‘신흥 명문고’가 생겨났다. 분당 서현고 이매고, 일산 백석고 백신고 화정고, 안양시 안양고 등이 그 학교들.
그러나 2002학년도 대학입시부터는 고교 때의 내신성적과 적성, 인성 등이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지금의 명문고가 대입에서 별로 유리할 게 없을 것으로 보인다.
▼非명문고는 아이 기죽일까…▼
이 때문에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명문고를 목표로 고입준비를 시켜야 할지, 아니면 내신성적을 잘 받도록 하기 위해 명문고를 피해가도록 해야 할지 몰라 갈팡질팡하고 있다.
중학교 3년생 딸을 둔 윤모씨(45·일산구 주엽동)는 “지난달 대학입시에 유리한 고교진로 선택을 위해 담임교사와 상의했지만 명쾌한 답변을 얻지 못해 답답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중학교 2년생 아들을 둔 분당의 주부 박모씨(42)는 7월 초 고교 평준화제도가 시행되고 있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으로 이사를 했다. 명문고와 비명문고를 놓고 자녀의 진로에 대해 고민하다 ‘신도시 탈출’을 감행한 것.
▼"평준화" 목소리 점점 커져▼
최근 신도시 지역에선 고교입시 비평준화제도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분당지역 고교입시제도 개선을 위한 시민모임, 교육개혁 고양시민연대 등 시민단체 학부모대표 100여명은 최근 경기교육청을 방문, “2000학년도 고교입시 전까지 신도시 지역을 평준화 지역으로 전환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