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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회의 "野에도 햇볕을" "쬘 데 쬐야지" 강온론 갈등

입력 | 1999-09-20 19:42:00


그동안 여권 내에서 거론됐던 ‘대야(對野) 햇볕론’이 드디어 공론화되는 분위기다. 19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베푼 국민회의 소속 국회의원 부부 초청 만찬 석상에서 그 얘기가 나왔기 때문이다.

국민회의 이영일(李榮一)대변인은 20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전날 청와대 만찬 때 나왔던 일부 의원들의 발언을 공박했다. 이대변인은 “어제 일부 의원들 간에 ‘야당에 대해서도 포용정책을 써야 한다’는 견해가 있었지만 근거가 없는 주장이다. 우리 당은 야당이 올바르고 건전한 제안을 했을 경우 단 한번도 이를 거절한 적이 없다”고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전날 양성철(梁性喆)의원이 “대통령이 국내정치에선 왜 포용하지 못하느냐는 얘기가 나온다. 좀 더 아량을 갖고 동반자적 입장을 가져야 하지 않느냐고 생각한다”고 건의하는 등 일부 의원들이 ‘대야 포용정책’을 공개거론한데 대한 ‘노골적인 핀잔’인 셈이다.

사실 양의원 등의 ‘대야 포용정책’은 그동안 여권 핵심부가 취해온 자세와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발언들이었다. 여권 핵심부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이번 미국 방문 중 했던 발언은 물론 귀국간담회에서 최근 타결된 북―미 회담과 관련, “김대통령이 아니라 미국의 포용정책의 성과”라고 직설적으로 폄훼한데 대해 극도로 흥분해 있었다.

20일 국민회의 확대간부회의에서도 이총재의 발언을 놓고 “그런 야당총재를 대상으로 여야총재회담 운운할 필요가 있느냐”는 강경론이 터져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정기국회 등을 생각할 때 무작정 ‘이회창 욕하기’로 일관하기도 어려워 여권은 이래저래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김창혁기자〉ch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