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 발생한 지진의 여파로 경쟁국인 한국의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특히 반도체와 유화업종의 기업들은 상당한 수혜가 예상되며 지진 피해규모가 클 경우 건설업체들의 피해복구사업 수주도 기대되고 있다. 따라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상된다.
공장이 파괴되지 않았더라도 전기 수도 등 기반시설의 붕괴만으로도 대만 기업들이 상당기간 생산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와 관련, 21일 전자 및 화학업종 관련 종목들이 강하게 상승하며 종합주가지수를 끌어올렸다.
[LCD업체도 유망]
▼반도체▼
지진으로 인한 수혜를 가장 많이 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업종이다. 특히 이번 지진으로 대만 반도체 생산의 본거지인 신추 과학단지에 정전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대만과 가장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D램과 액정화면(LCD)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국내기업들이 국제시장에서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대우증권 전병서(全炳瑞)연구위원은 “정전이 발생하면 D램제품의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때문에 수요자인 PC제조업체들이 대만산 제품의 장기구매계약을 꺼릴 가능성이 높다”며 “연말까지 완전한 복구가 지연될 수도 있어 국내 경쟁업체들이 수혜종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 위원은 D램 제조업체인 삼성전자 현대전자와 LCD 관련 업체인 우영과 금호전기를 매수할만 하다고 추천했다.
그는 현물시장에서 개당 15달러선까지 올라섰던 D램값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최근의 지배적인 의견이었으나 이번 지진으로 인한 공급축소 우려로 다시 강보합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석유화학 값상승 혜택]
▼유화▼
아직까지 석유화학 공장설비의 폭발사고 등은 보도되지 않고 있으나 전력공급 중단 등은 대만 업체들의 생산능력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365일 24시간 가동되는 유화설비의 특성상 하루 이틀의 가동중단이 완전한 재가동으로 연결되려면 2주∼1개월가량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
삼성증권 소용환(蘇龍煥)수석연구원은 “그렇지 않아도 석유화학제품값이 오르는 추세였는데 이번 지진으로 단기적인 가격상승압력이 강해질 것”이라며 “정확한 피해상황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피해복구기간이 길어질 수록 한국 경쟁기업이 받게될 반사이익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LG화학 호남석유화학 대한유화 등 석유화학업체 뿐만 아니라 한국합섬 코오롱 삼양사 효성 SK케미칼 등 포리에스터 생산업체들도 수혜주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건설업 피해복구 기대]
▼건설▼
증권사 기업분석가들은 대체로 “건설업체들이 직접적인 수혜주로 부상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신증권 한태욱(韓太旭)책임연구원은 “대만에는 미국건설업체들이 탄탄하게 자리잡고 있어 국내업체들은 잘해야 미국업체의 하도급정도를 받을 수 있어 특별한 혜택은 기대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조창희(趙昌熙)수석연구원은 “국교단절이후 한국기업들의 현지 네트워크가 크게 약화된 상태”라며 “홍콩이나 필리핀 등 대만 인근지역에 사업기반이 있는 현대건설이나 한진중공업 정도가 복구사업을 수주할 가능성이 있는 업체”라고 말했다.
〈이용재기자〉y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