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을 강타한 지진은 21일 새벽에 발생, 잠에 빠진 사람들이 미처 대피하지 못해 피해가 컸다. 대피하거나 구조된 사람들도 대부분 속옷이나 잠옷 차림이었다. 이날 대만에서는 9시간동안 1000여 차례의 여진이 계속돼 피해를 키우고 주민들을 공포의 도가니에 몰아넣었다.
○…수천채의 건물이 부서진 타이베이(臺北)시는 마치 폭격을 당한 듯한 모습이며 타이중(臺中)도 시내 중심부 빌딩가와 주택가가 폐허로 변했다.
현지 언론은 타이베이 등 대만 중부지역에서 최소한 3만여채의 건물이 파손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 진앙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 푸리의 경우 전체 건물의 98%가 부서졌다고.
이재민도 엄청나 난터우(南投)에서만 1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타이베이 철도역 근처 12층 짜리 호텔은 위쪽 7개층이 무너졌고 건물 잔해가 인근 건물을 덮쳐 연속적으로 주변 건물이 무너졌다. 또다른 12층짜리 호텔 건물은 1층부터 4층까지가 그대로 땅속으로 가라앉아 많은 투숙객들이 매몰.
타이중 부근 펑위안시의 경우 3,4층짜리 아파트는 무사했으나 고층인 12층짜리 아파트는 좌우로 흔들린 뒤 폭삭 주저앉았다.
○…지진 피해는 진앙 인근 타이중이 가장 커 사망자만 최소 600여명이 발생. 진앙인 난터우에서도 최소 500명이 사망했다.
난터우의 2개 병원은 밀려드는 시신을 감당하지 못해 일부 시신을 영안실 밖에 방치하기도. 리덩후이(李登輝) 대만 총통은 인근 지역 병원에 냉장시설을 지원해 주도록 호소.
○…타이중의 쉬전 장이란 팔순 노인은 “지진이 10분간 계속됐으며 마치 파도 위의 배에 탄 것처럼 땅이 흔들렸다”고 지진이 엄습하던 순간을 설명.
○…대만 중부의 고압선 철탑들이 무너지는 바람에 대만 전역 600만가구에 전기공급이 끊겨 주민들은 어둠 속에서 벽과 계단을 손으로 더듬어 대피하는 등 아수라장.
○…대만 정부는 비상대책팀을 구성해 경찰과 소방대를 중심으로 긴급구조에 나섰다. 소방대원들은 화재 진압에 나섰으며 구조요원들은 불도저와 크레인 용접기 등 중장비를 동원해 붕괴된 건물에서 매몰자 구조작업을 계속.
○…리덩후이 대만 총통은 21일 헬리콥터를 타고 최대 피해지역인 중부지역을 시찰한 뒤 군수품을 지원하라고 군에 명령. 마잉주(馬英九)타이베이시장은 학교와 관공서에 임시 폐쇄령을 내렸다.
○…지진 소식이 전해지자 최근 대만과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을 비롯해 일본 러시아 등이 신속하게 지원 의사를 밝혔다.
○…첫지진 이후 발생한 여진 가운데는 진도 6.8(1건)과 진도 5 이상(21건)의 강진도 있어 대피한 주민들을 다시 놀라게 했다. 지진 전문가들은 이날 대만을 강타한 지진이 76년 탕산(唐山) 대지진 이후 중국 전역을 통틀어 최대 강진이라고 밝히고 몇주 안에 여러 차례의 강진이 뒤따를 수 있다고 우려.
〈타이베이〓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