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에게 해주는 건데…’하다가 한없이 늘어난 육아비 부담에 놀라는 엄마들이 적지 않다. 해줄건 다 하면서 육아비를 줄이고 효과는 몇 배로 올리는 방법은 없을까.
20개월 된 딸을 둔 결혼 3년차 주부 이명규씨(28·서울 강북구 정릉3동). 도시가정의 육아비 평균치(17만원·한국소비자리서치 조사)를 밑돈다.
이씨의 ‘7월 가계부’에 적힌 육아비는 총 14만2250원. 구체적인 내용은 ①식비〓간식 1만원 ②의류비〓기저귀 2세트 4만2000원(시중가 5만4000원) ③물티슈〓4000원(시중가 8000원) ④학급교재〓영어비디오테이프 5만2800원(시중가 6만6000원) ⑤장난감〓450원 ⑥의료비〓감기약 8000원, 예방접종 2만5000원 등.
반면 ⑦‘이달에 무료로 얻은 것’이라는 항목에는 △20만원 상당의 동화책 한 질 △5만원 상당의 CD 3장 △5000원 상당의 영어동요테이프 등이 적혀 있다.
“특별한 비법이요? 글쎄요. 조금만 눈을 크게 뜨고 부지런하면 비싼 장난감 학습교재 등을 돈 하나 안들이고 구할 수 있어요.”
이씨의 육아비 절감의 ‘일등공신’은 안방의 컴퓨터 한 대. 그는 틈날 때마다 하이텔 주부동호회(go jubu)에 접속해 벼룩시장에 방문, 필요한 물건을 얻고 필요없는 물건은 내놓는다. 얼마전에는 우송료 4500원만 내고 동화책 10여권을 무료로 받고,작아서 못입게 된 딸의 옷은 5벌에 1만원 받고 팔았다.
필요한 상품이 걸린 온라인행사에도 빠짐없이 참가한다. △설문조사 대가로 받는 도서상품권(1만원) △주부지 선물행사에 응모해 당첨돼 받은 장난감(5만원) △육아지 주최 엄마동화쓰기대회에 응모 받은 유아용품(8만원) 등이 최근 이씨가 올린 성과.
또 인터넷 육아사이트 모니터요원 활동비로 매달 10만원씩 받는다. 이씨가 PC통신과 인터넷 검색을 위해 쓰는 돈은 월 3만원 정도.
귀찮지만 신문 잡지 등에 나온 응모권을 오려 스크랩해두고 때맞춰 보내는 것도 빠뜨리지 않는다.
공동구매도 그가 자주 이용하는 절약법. 며칠전 영어 뮤지컬 비디오테이프 ‘위싱(Weesing)’은 통신동호회 회원들과 공동구매, 시중가보다 30% 정도 싸게 들여놓았다.
누구에게도 알려주지 않는 그만의 비법은 기저귀 구입에 있다. 포장이 약간 뜯기거나 비닐이 벗겨지는 등 외형에 문제가 있는 기저귀를 모아 싸게 파는 가게에서 2만7000원짜리 1박스를 2만원에 산다.
이씨는 요즘은 부직포로 인형만들기를 시작했다. 종이나 천을 이용해 딸에게 인형을 만들어준다. 솜씨는 서툴지만 엄마의 마음을 담아줄 수 있어 좋다.
“‘얻어 쓰기’를 두려워 하거나 가계부 기록을 게을리해선 안돼요. 특히 지난달 살림 규모를 한눈에 파악해 다음달 살림 계획을 알차게 세울 수 있는 가계부 쓰기는 알뜰 육아의 기본중 기본이죠.”신세대 절약도사 이씨의 말이다.
〈이호갑기자〉gd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