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남자’ 이창훈과 ‘터프가이’ 김상경의 맞대결이 흥미를 끌고 있다.
두 사람은 현재 방영 중인 KBS2 ‘초대’(월화 밤9·50)에서 영주(이영애 분)를 두고 사랑싸움이 한창인 ‘연적(戀敵)’ 사이. 사랑 스타일도 다르다. 동석(이창훈)은 흔들리는 애인을 지켜보면서도 언제까지나 기다릴 수 있다는 ‘천사형’인 반면 승진(김상경)은 골키퍼가 있어도 골은 들어간다는 ‘불도저형’.
이번에는 이창훈이 KBS1 ‘해 뜨고 달 뜨고’(월∼금 밤8·30)에, 김상경이 MBC ‘날마다 행복해’(〃 밤8·25)에 각각 주인공으로 출연해 맞대결한다. 이 시간대 일일극은 9시 메인뉴스는 물론 채널 전체의 시청률 싸움의 판도를 좌우하는 방송사의 ‘전쟁터’. 여기에 대조적인 연기자와 PD간의 맞대결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0월 18일부터 방영하는 ‘해 뜨고…’는 세 가족을 중심으로 20대와 50대의 색깔이 다른 사랑과 갈등을 스펙트럼처럼 다양하게 전개한다. 이창훈은 순수함을 넘어 고지식한 지혁 역을 맡아 영주(유호정)와의 사랑연기를 펼친다. 명계남 김세윤 등 중견 연기자들도 가세한다.
반면 MBC ‘왕초’에서 선이 굵은 연기로 스타덤에 오른 김상경은 10월 11일 첫회가 방영되는 ‘날마다…’에서 똑똑하면서 이기적인 성격의 준제로 출연한다. 이 드라마는 준제네와 유정(미정)네 등 ‘한 지붕 두 가족’으로 살아가는 가족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린다. 박근형 박원숙 김용림 김정은 등이 출연.
두 사람은 “사이도 좋고 서로 호흡이 잘 맞는 편이지만 양 방송사의 시청률 전쟁에 묘한 입장이 됐다”고 토로한다. 한편 경력이 판이한 두 PD의 연출 스타일도 관심을 끈다. ‘날마다…’의 장수봉PD는 경력 20여년의 정통 드라마 PD. ‘마당깊은 집’ ‘방울이’ ‘흐르는 것이 세월뿐이랴’ 등을 통해 한국적 체취가 짙은 드라마를 연출해 왔다.
이에 비해 박찬홍PD는 KBS1 ‘신세대 보고―어른들은 몰라요’ 등에서 청소년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뤄온 교양국 출신. 특히 ‘학교’에 이어 이번 작품이 두번째 드라마 연출이어서 방송사에서 차지하는 일일극의 비중을 감안할 때 파격적인 등용이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