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위의 국정감사가 연일 구설에 오르고 있다. 이익집단의 입장만을 옹호하는가 하면 편의적인 감사진행 행태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30일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대한 감사에서는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의 시판문제를 놓고 의사와 약사 출신 의원들이 소속 당과 관계없이 각 이익집단 입장을 대변하며 의―약(醫―藥) 간 대리전을 벌였다.
약사 출신인 한나라당 김정수(金正秀)의원과 국민회의 김명섭(金明燮)의원 등은 “다른 발기부전 의약품은 아무런 규제없이 판매할 수 있는데도 유독 비아그라에 대해서만 이런 조치를 취하는 까닭은 무엇인가”라고 따지며 약사편을 들었다.
그러자 한나라당 정의화(鄭義和)의원을 비롯한 의사 출신 의원들은 “정력강장제에 대한 선호가 유별난 우리나라에서는 비아그라의 오남용으로 인한 부작용 피해가 심각할 것”이라며 “식약청은 의약분업 때까지 비아그라 판매를 늦추든지, 아니면 비아그라에 한해 의약분업을 앞당겨 실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식약청 관계자들은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모르겠다는 표정이었고 시민단체의 국감 모니터요원들도 “의원들이 국민건강 보호라는 명분을 앞세우면서도 이익집단의 입장을 대변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29일 보건복지부 감사에서도 의원들은 국감시작 시간을 멋대로 어기는 등 변칙적으로 회의를 운영했다.
의원들은 당초 이날 오후 8시에 시작하기로 한 국감시간을 어기고 휴게실에서 TV의 9시뉴스를 다 본 뒤에야 국감장에 모습을 나타내 국감은 예정보다 한 시간 이상이 지난 9시45분에야 겨우 시작됐다.
〈정성희·공종식기자〉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