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은퇴 의사를 밝혔던 영국 명배우 앤서니 홉킨스(61)가 최근 영화계 복귀를 결정했다. 영화 ‘양들의 침묵’에서 식인 살인 전과를 가진 정신과의사 한니발 렉터 박사 역을 맡았던 그는 후속편 ‘한니발’의 주연을 맡기로 했다고 미국 대중문화지 미스터 쇼비즈 인터넷판이 최근 전했다.
그는 빛나는 연기로 영국 왕실로부터 귀족 작위까지 받았으나 지난해 12월 “연기가 내 정신을 해치고 인생마저 소모시키고 있다”며 은퇴의사를 밝혔다.
그런 까닭에 작가 토마스 해리스가 ‘양들의 침묵’이후 11년만인 올해 6월 후속편 ‘한니발’을 발표한 직후 출연교섭이 빗발쳤지만 선뜻 승낙하지 않았다. 그러다 영화 한니발 제작진이 8월 이후 영국 배우 팀 로스와 출연교섭을 시작하자 맘이 바뀌었다. 그가 맡았던 배역 가운데 가장 유명한 역이 렉터박사였기에 연기 의욕이 되살아난 것이다. 렉터박사는 지성과 악마성이 혼재된 성격에다 자신을 추적하는 여자 수사관에 사랑을 느끼기도 하는 복잡한 성격을 갖고 있다.
그의 출연료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제작진은 2000만달러(약 240억원)를 제시한 상태로 알려졌다.
‘양들의 침묵’에서 미 연방수사국(FBI)수사관 클라리스 스탈링 역을 맡았던 여배우 조디 포스터는 “시나리오가 나오면 출연을 결정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소설 한니발에는 한니발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한니발과 함께 골수를 먹는 장면도 나와 아무래도 망설여지는 모양이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