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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生, 순수 국영기업으로…최순영회장 경영권 상실

입력 | 1999-09-30 19:43:00


대한생명 부실금융기관 지정을 둘러싼 최순영(崔淳永)회장과 정부간에 두달 가까이 끌어온 지루한 법정분쟁이 30일 사실상 종결됐다.

최회장측이 법원판결에 불복, 항소할 가능성은 있지만 행정법원의 본안판결이 뒤집힐 가능성은 현재로선 희박한 상태.

▽법원판결 의미〓재판부는 “예금자보호법 등에 의해 국가가 금융기관 채무를 사실상 보증하고 있는 만큼 부실금융기관에 대해 공적자금을 투입할 정당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 그에 앞서 자본금 전액감자 역시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최회장이 낸 감자명령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이 이미 기각된 상황에서 본안판결에서도 법원이 금감위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최회장은 경영권을 완전히 상실해 설 땅을 잃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정부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던 최회장의 ‘옥중 대반란’은 막을 내렸으며 대한생명 경영정상화의 최대 걸림돌도 사라졌다.

▽대한생명의 앞날〓금감위가 1일 새로 선임한 대생 관리인단에 기존주식 무상소각 및 500억원 증자명령을 내리고 관리인들이 이를 결의해 실행에 옮기면 대한생명은 100% 국영기업이 된다. 최회장의 경영권은 완전히 박탈된다.

일단 1일에는 예금보험공사가 500억원을 들여 증자에 참여하지만 대한생명 부실규모(2조7000억원)의 절반이상의 공적자금이 투입될 전망. 예보는 대생에 대한 자산부채 실사를 거쳐 구체적인 출자규모를 결정할 예정이다.

10일까지는 경영자선정위원회에서 새로운 대표와 경영진을 구성한다.

금감위 양천식(梁天植)제2심의관은 “대생의 경영이 완전히 정상화된 뒤에는 다시 주인을 찾아주는 작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혀 1∼2년 뒤에는 재매각을 추진할 것임을 시사했다.

▽남은 과제〓공적자금 투입이 끝나면 막대한 부실을 초래한 최순영회장과 기존 경영진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신동아건설 동아제분 63쇼핑 등 계열사와의 관계청산도 쉽지 않은 과제. 작년말 현재 대한생명이 17개 계열사에 제공한 여신은 총 2조7822억원. 이 가운데 2조3916억원이 담보가 없는 여신이다.

금감위는 부실계열사와의 연결고리를 완전히 끊어 대한생명을 깨끗한 보험사로 만든다는 방침. 대한생명 직원들의 고용문제는 최대한 보장키로 했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