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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소니 공동창업 모리타 명예회장 타계

입력 | 1999-10-03 21:04:00


일본재계인사 중 구미에 가장 널리 알려진 소니의 공동창업자 모리타 아키오(盛田昭夫)명예회장이 3일 폐렴으로 도쿄(東京)에서 타계했다. 78세.

나고야(名古屋) 출신의 모리타는 46년 이부카 마사루(井深大)와 도쿄통신공업(58년 소니로 개명)을 설립해 영업과 재정을 총괄하면서 소니를 세계적 업체로 키웠다.

71년 사장, 76년 회장에 취임한 모리타는 미국 CBS방송과 제휴해 음악분야에 진출하는 등 사업다각화에 힘썼다.

89년 미국 컬럼비아 영화사를 인수해 “미국의 혼(魂)까지 사는가”라는 미국측의 비판을 받자 그는 “혼을 파는 측에는 문제가 없는가”라고 반박해 화제가 됐다.

같은해 현 도쿄도지사인 보수논객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와 함께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을 공저, “미국은 10분 앞밖에 내다보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소니가 개발한 세계 최소형 트랜지스터 라디오와 컬러TV 워크맨 등 신제품의 미국시장진출을 위해 한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 시장개척을 직접 지휘했다.

일본 주요 기업인 중 가장 유창한 영어를 구사한 모리타는 헨리 키신저 전미국무장관 등과의 두터운 교분으로 미일 무역마찰 때마다 막후조정을 했다.

86∼92년 경제단체연합회 부회장 때는 ‘일본재계의 외상’으로 불렸다. 93년 뇌출혈로 쓰러진 뒤 94년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요양해왔다.

소니 설립취지서에 그가 넣은 ‘기술의 힘으로 조국부흥에 이바지한다’는 대목은 지금도 ‘소니의 정신’으로 불린다. 66년에는 ‘학력무용론’을 발표하기도 했다.

〈도쿄〓권순활특파원〉

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