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국회 정무위의 금융감독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한나라당 후원회의 계좌추적 문제가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한나라당은 “야당탄압을 위한 불법추적”이라고 몰아붙인 반면 여당측은 “세풍(稅風)수사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팽팽하게 맞섰다.
한나라당은 이날 증인으로 나선 송달호(宋達鎬)국민은행장 김정태(金正泰)주택은행장 위성복(魏聖復)조흥은행장 정대근(鄭大根)농협중앙회장 등 4명의 은행장을 대상으로 91년 이후 한나라당 후원회 계좌 및 관련 계좌 일체를 뒤지도록 허용한 경위를 신문했다.
한나라당 이사철(李思哲)의원은 “현행 금융실명거래 관련법에 명시된 ‘수사상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라는 규정을 어긴 금융거래정보제공 요구는 명백히 불법”이라며 “사정당국과 은행들은 무차별적으로 10개 은행 28개 계좌에 대한 자료를 요구하고 제공한 만큼 이에 대해 분명히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선(金映宣)의원도 “계좌추적 건수가 지난해 이후 급증한 것은 한나라당 후원회 후원금 추적 때문이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융거래 정보제공 건수가 97년에 총 9만6921건에 불과했다가 현 정부 출범 이후인 98년에는 12만9393건, 올들어서는 불과 8개월동안 12만8783건에 이를 정도로 늘어났다는 것.
이에 대해 국민회의 김원길(金元吉) 이석현(李錫玄)의원 등은 “국세청을 동원해 거둔 대선자금 중 98억원이 과연 한나라당 계좌에 들어갔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계좌추적을 했다는 검찰의 발표가 있었는데도 야당이 이를 정치쟁점화하려는 것은 내년 총선용”이라고 맞불을 놓았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