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 정부기관에 의한 감청건수는 1329건으로 우리나라의 6638건(정보통신부 집계)의 5분의1에 불과합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도청 감청 문제를 정치쟁점화했던 한나라당 김형오(金炯旿)의원이 올해도 이 문제를 다루느라 눈코 뜰새 없다. 특히 김의원은 최근 미 연방법원의 감청보고서를 입수해 한미 양국의 감청을 비교 분석하는 작업을 벌여 관심을 끌고 있다.
김의원은 “미 연방법원 사무국장은 매년 법원이 허가한 감청 건수와 성격 등을 국회에 보고하게 돼 있다”면서 “미국 전체 감청 건수는 지난해 우리나라 법원이 허가한 3956건과 비교해도 3분의1에 불과하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의 경우 감청대상 범죄가 150여개에 달하지만 미국은 ‘통상의 수사수단이 실패했거나 너무 위험하게 여겨질 때’로 감청 요건을 엄격히 규정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파급효과가 큰 마약사범 단속을 위한 감청이 전체 감청 건수의 72%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처럼 큰 나라의 감청건수가 우리보다 적다는 게 놀랍다고 밝힌 그는 “우리의 법원과 정통부 집계가 다른 것은 영장 청구에 의하지 않은 감청의 존재를 시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