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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다" 싶은땐 푹 쉬고 물 많이 마셔야

입력 | 1999-10-05 19:37:00


9일 한로(寒露)를 앞두고 아침 저녁 바람이 쌀쌀해졌고 큰 일교차, 건조한 공기 때문에 감기환자가 늘고 있다.

찬 공기나 큰 일교차는 우리 몸의 면역력을 떨어뜨린다. 또 공기가 건조해지면 먼지가 많이 날아다니고 코나 목의 점막도 건조해져 바이러스를 씻어내기 어려워져 감기가 생기는 것.

▼감기란?

의학용어로 상기도염(上氣道炎). 리노바이러스가 주범이고 코로나 아데노 콕사키 파라인플루엔자 등의 바이러스도 감기를 일으킨다. 바이러스 침투부위에 따라 코감기(급성비염) 목감기(급성인두염) 등으로 나눠진다.

▼감기 어떻게 걸리나?

지난해 4월 미국 퍼듀대와 하버드의대 연구팀은 각각 리노바이러스가 어떻게 세포를 침투하는지 밝혀 ‘미국국립과학회 학술지(PNAS)’에 논문을 발표. 이에 따르면 리노바이러스는 ICAM―1(Intercelluar Adhension Molecule―1)이란 세포의 특정부위에 붙는다. ICAM―1은 손가락 4, 5개 모양의 단백질로 한 세포에 수 천 개씩 있다. ICAM―1은 바이러스나 세균이 침투하면 세포의 ‘엄지 손가락 부위’에 ‘적’을 격퇴할 백혈구를 달라붙게 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리노바이러스는 백혈구가 있는 ‘엄지 손가락 부위’를 피해 셋째 손가락 부위를 통해 세포 속으로 들어갔고 이 과정을 연구자들이 서로 다른 연구를 통해 동시에 밝혀낸 것. 최근 미국에선 이를 응용한 감기약 ‘트레마캠라’가 개발돼 임상시험 중이다.

▼감기 치료제

아직까지 감기를 완치하는 치료제가 없으므로 증세를 누그러뜨리는 약을 처방받는다. 증세가 한 두 가지일 때 복합제제보다는 단일제제를 처방받는 것이 좋으며 △열나고 머리가 아플 땐 아세토아미노펜 이부프로펜 아스피린 등 진통해열제 △콧물이 흐르고 코가 막히면 항히스타민제 △가래가 끓을 땐 덱스트로메트로판을 처방받는다.

▼생활 요법

감기에 걸렸으면 충분히 쉬고 물을 많이 마시는게 첫째. 물은 탈수현상을 막고 기침을 삭히며 가래를 몸에서 빼주는 역할도 한다. 목이 아플 때는 따뜻한 차를 마시는 것이 좋다.

콧물이 많이 나면 생리식염수로 씻는 것이 좋다. 약국에서 생리식염수를 산 뒤 한쪽 코를 막은 채 다른 코로 들이 마신 다음 코뒤로 넘겨 입으로 내뱉는 것을 되풀이. 묽은 소금물로 씻어도 좋다. 깨끗한 물 1ℓ에 소금 2,3 차숫갈과 식용소다1차숫갈을 넣어만든다.

목감기 때는 가글링을 자주 하면 좋다. 또 아이가 감기에 걸렸을 땐 코를 막고 귀가 멍멍해질 때까지 코로 숨을 내뱉는 시늉을 시키면 중이염을 예방할 수 있다.

이불 뒤집어쓰고 땀을 뻘뻘 흘리면 감기가 떨어진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발한(發汗)작용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피한다.

▼감기를 예방할 수는 없을까

외출 뒤엔 꼭 양치질하고 손을 씻는다. 비타민C를 많이 섭취하면 예방에 좋다는 주장도 있다. 마스크를 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실내에선 낮엔 가습기를 틀어 습도를 높이고 창문을 자주 열어 환기하는 것이 좋다. 밤에 문을 꼭 닫고 자면 환기가 잘 안돼서, 문을 열어놓고 자면 차고 건조한 공기 때문에 감기에 걸릴 수 있으므로 가습기를 튼 상태에서 문은 바람이 들어올락 말락할 정도로 열어놓고 자는 것이 좋다.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