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조성모(21)의 매력은 ‘사무치는 그리움’이다. 그는 “가끔 가슴에서 어떤 그리움이 물결칠 때가 있다”면서 “그게 노래할 때 맘 속에서 뭉클한 덩어리로 일어난다”고 말한다. ‘슬픈 영혼식’ 등 히트곡의 느낌이 슬픈 이유다.
그는 10대 시절부터 외로움을 많이 탔다. 때문에 서정이 담긴 발라드가 좋았고, 발라드 가수가 되겠다고 마음 먹었다.
10월 중순부터 전국을 순회하는 라이브 공연(표 참조)은 조성모의 이런 모습을 고스란히 볼 수 있는 기회다. 사무치는 그리움과 슬픔을 최대한 드러낼 생각이기 때문이다.
“음악을 녹음할 때는 전체적인 분위기가 너무 처질까봐 슬픈 감정을 극도로 절제해요. 그렇지만 공연장은 살아 있는 무대여서 감정을 그대로 내보입니다.”
이 감정은 혹시 일종의 ‘연기’가 아닐까? 20대 초반으로 삶의 경험이 그다지 많지 않을 텐데도 애상 표현이 천연덕스럽기 때문이다.
“연기요? 그렇지 않아요. 진심으로 노래해야만 팬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이심전심이지요.”
이런 일도 있었다. 120여만장이 팔린 1집 활동을 접을 무렵인 3월. 방송에서 크게 실수했다.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했던 것. 속으로 팬들에게 ‘미안해요’라고 말했다. 밤새 머리를 쥐어 뜯었다.
그 때 받은 팬레터 한 통.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아도 안다”고 적혀 있었다. 그 팬은 이미 마음으로 통했던 것.
“먼 훗날 내 가수 활동을 되돌아 볼 때 이 편지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될 것입니다.”
이번 순회공연은 서울 광주 부산 여수 대구 대전 전주 청주 등에서 전국에서 열린다. 내년 봄까지 군단위 공연장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9월초 나온 2집의 판매는 보름만에 이미 100만장을 넘어섰다.
〈허 엽기자〉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