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이 퇴임 후 영화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민주당 선거자금 모금을 지원하기 위해 미 서부지역을 순회하고 있는 클린턴대통령은 2일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를 감독한 로브 라이너의 자택에 모인 영화배우들에게 이같이 말했다고 AP 등 외신이 전했다.
클린턴대통령은 이날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대통령은 영화배우와 대통령을 다 하지 않았느냐”면서 자신도 영화배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클린턴은 이어 “나는 연금을 많이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출연료를 조금만 받더라도 영화에 출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 초에도 클린턴이 퇴임 후 미 영화사 드림웍스에서 일할 것이라는 소문이 떠도는 등 클린턴의 영화계 진출 가능성은 여러 차례 거론됐었다. 클린턴의 퇴임 후 활동이 워싱턴 정가의 커다란 관심이 되고 있는 것은 그가 사회활동을 중단하고 은퇴하기에는 너무 젊기 때문이다.
클린턴은 2001년 1월 20일 정치인으로서는 한창 때인 55세의 나이에 퇴임한다. 대통령 임기를 모두 마친 미 대통령 가운데 최연소 전직 대통령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그가 정치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2002년 중간선거 때 고향인 아칸소주에서 상원의원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지미 카터 전 미국대통령처럼 국제평화와 인권을 위한 운동에 적극 참여하거나 집필 혹은 순회강연 연사로 나설 것이란 추측도 있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