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94년 6월 북한 핵 위기 당시 ‘작전계획 5027(Operation 5027 Plan)’이라는 이름의 북한 공격계획을 세웠으며 전쟁이 발발하면 100만명 이상이 희생될 것으로 예상했다고 당시 미 국무부 핵 전담대사였던 로버트 갈루치(현 조지타운대 외교학부 학장)가 밝혔다.
그러나 빌 클린턴 대통령이 최종 결정을 내리기 직전에 대통령 특사로 북한을 방문중이던 지미 카터 전대통령이 김일성(金日成)과의 회담에서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됐다”고 알려와 공습계획이 중단됐다고 갈루치는 전했다.
미국 CNN 방송은 5일 갈루치의 증언을 인용해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이에 따르면 94년 6월 15일 백악관에서 클린턴 대통령과 윌리엄 페리 국방장관(현 대북정책조정관), 합참의장, 갈루치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작전계획 5027’ 등을 최종 검토했다. 이 계획은 한반도에 크루즈미사일과 F117 스텔스 전폭기를 투입해 북한 영변 원자로를 공격하고 1만여명의 미군 병력을 한반도에 증파하며 미국 시민을 소개한다는 내용이었다.
페리조정관은 지난달 17일 기자회견에서 당시 상황을 “전쟁 직전 상황까지 갔다”고 말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