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서 작성, 학생부성적 검토, 학생과 학부모 입시상담….’
대학입시 전형이 점점 복잡하고 다양해짐에 따라 고3 담임들이 ‘죽을 맛’이다.
특히 2000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수시모집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어나면서 고3 담임들이 대학에 제출할 서류준비에 매달리느라 수업에 차질을 빚는 일마저 발생하고 있다.
수시모집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뒤 수능과 학생부 성적 등으로 선발하는 정시모집과 달리 9∼11월 사이 각대학별로 일정기준을 정해 신입생을 미리 선발하는 제도.
2000학년도 입시에서는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29개 대학이 수시모집을 통해 8229명을 선발한다. 이는 지난해 17개 대학 3921명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숫자다.
수시모집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추천제의 경우 지난해까지는 주로 고교장 추천제뿐이었지만 이번 모집부터는 자기추천 담임교사추천 지역인사추천 등 크게 다양해졌다.
또 2000학년도 수시모집에서는 추천전형 이외에도 경시대회입상자 효행자 실업고출신자 등 지난해에 비해 전형방법도 크게 늘었다.
수시모집의 경우 횟수에 상관없이 한 학생이 여러 대학에 지원할 수 있어 교사 한명이 담당해야 하는 서류는 수백장에 이른다.
서울 H고의 한 3학년 담임교사는 “대학에 제출할 추천서, 학업계획서, 학생부성적, 각종 증빙서류 등을 준비하다 보면 수업이나 진학지도에 소홀해지기 일쑤”라고 말했다.
‘우리 애는 왜 추천대상이 아니냐’며 항의하는 학부모를 설득하는 일도 담임교사의 몫이다.
수시모집이 끝나면 수능시험이 실시되고 곧바로 특차와 정시모집 원서를 작성해야 하는 등 빡빡한 대학입시 일정도 교사들을 힘겹게 하는 요인.
더욱이 교육부에서 다양한 입시제도를 강조하면서 전형방법도 대학마다 달라져 교사들이 이를 숙지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서울 신림고 김영준(金永俊)교감은 “가뜩이나 부담이 많은 고3담임들의 업무가 점점 늘어나 내년에 고3 담임을 맡으려는 교사가 없을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