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워드프로세서 ‘아래아한글’이 탄생 10년을 맞았다.
89년 서울대공대 재학생이던 이찬진 우원식 김형집 김택진 등 4명이 개발한 아래아한글은 첫 제품인 1.0버전에서 올 6월 출시된 ‘아래아한글97 기능강화판’에 이르기까지 누적판매량이 430만 카피를 넘었으며 국내 PC사용자의 80% 이상이 애용하고 있다.
세계 워드프로세서시장을 석권한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MS워드’가 유일하게 한국에서 고전하는 것도 ‘아래아한글’ 때문이다.
국산 소프트웨어의 간판상품이기도 한 아래한한글은 서울시가 94년 ‘정도 600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제작한 타임캡슐에 들어간 유일한 소프트웨어.
아래아한글을 개발한 이찬진씨는 90년 한컴을 설립, 벤처기업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한국의 빌 게이츠’로 불리기도 했다.
아래아한글은 지난해 IMF사태와 불법복제로 인한 한컴의 경영악화로 사장될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한컴이 아래아한글의 개발을 포기하고 MS사에 지분을 넘기겠다고 발표한 것.
국민적인 ‘아래아한글 살리기운동’에 힘입어 이 발표는 번복됐고 새 사장으로 영입된 전하진사장이 ‘아래아한소프트 100만 회원모집운동’을 벌이면서 한컴은 기사회생했다.
아래아한글을 개발한 4명은 이찬진씨를 포함해 지금은 모두 한컴을 떠났다.
한컴은 9일부터 인터넷 소프트웨어 ‘넷피스’를 무료 배포하고 100만명에게 홈페이지 공간을 무료제공할 예정. 연말에는 아래아한글 신제품 ‘워디안2000’을 발표할 계획이다.
〈김학진기자〉jean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