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관련업체인 골드뱅크(대표 김진호·金鎭浩)의 주가조작 및 정치자금 조성의혹이 7일 국회 정무위의 금융감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쟁점이 됐다.
골드뱅크는 ‘광고를 보면 돈을 준다’는 기발한 마케팅 전략으로 97년 인터넷시장에 진출, 급속히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코스닥 등록업체.
여야 의원들은 골드뱅크의 주가가 지난해 10월 5460원에서 올 5월 31만2000원으로 57배나 뛴 것은 조작이 아니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영선(金映宣·한나라당)의원은 “골드뱅크의 올 상반기 매출액이 29억원에 불과하고 적자가 14억원인데도 주가가 이처럼 폭등한 것은 시세조종 때문이 아니냐”고 물었다.
이사철(李思哲·한나라당)의원은 올초 증권업협회가 골드뱅크의 주가조작 혐의를 포착해 금융감독원에 통보했으나 금감원은 의도적으로 축소 또는 은폐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골드뱅크에 대한 조사를 담당했던 금감원 조사국 직원 2명이 조사종결 후 골드뱅크 및 계열사로 자리를 옮긴 사실을 폭로하고 “흑막이 있는게 아니냐”고 따졌다.
골드뱅크가 올 3,4월에 걸쳐 세차례 발행했던 1200만달러어치의 해외 전환사채도 정치자금설과 관련, 논란이 됐다.
김민석(金民錫·국민회의)의원은 “전환사채의 주식 전환가격이 당시 주가의 21∼35%에 불과할 정도로 헐값이었다”며 전환사채를 산 말레이시아 역외펀드 ‘라시’와 ‘드렉슬러’에 막대한 차익을 안겨줬다고 말했다.
김의원은 또 “두 역외펀드가 금융당국에 제출한 보고서를 추적해보면 중앙종금 김석기(金石基)대표가 이 펀드를 실질적으로 관리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하고 김대표와의 관계를 밝히라고 추궁했다.
야당 의원들은 “‘골드뱅크가 역외펀드를 통해 1000억원의 정치자금을 조성했다’는 설이 세간에 파다하다”며 이같은 소문의 진실을 반드시 규명해야 한다고 맹공.
국감장에 참고인으로 나온 골드뱅크 김사장은 “해외 전환사채를 싸게 발행한 것은 역외펀드 관계자들이 급등한 골드뱅크의 주가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으려 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하고 김석기씨와의 관련설, 정치자금 조성의혹 등은 모두 부인했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