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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사람]'국어 비속어사전' 펴낸 강남대 김동언교수

입력 | 1999-10-08 17:44:00


‘중중까까중’ ‘빵빵하다’ ‘네 똥 굵다’ ‘뎀박대가리’ ‘공팔’….

이런 말들의 확실한 의미와 어원 등을 찾아 볼 수 있는 사전이 나왔다. ‘뎀박대가리’는 남정현의 ‘경고 구역’에 나오는 말로 ‘못생긴 박처럼 모양 없는 머리통’이라는 뜻. ‘공팔’이란 송영의 ‘선생과 황태자’에 나오는 단어로 부처님의 손가락모양을 ‘0’과 ‘8’로 표현한 것이지만 ‘뇌물’혹은 ‘돈’의 의미로 사용된다.

96년1월부터 비속어 사전 편찬작업을 시작한 김동언교수는 비속어를 “어감이 좋지 않거나 점잖지 못한 낱말이나 표현”이라고 폭넓게 정의했다. 굳이 좋지도 않은 말들을 사전으로까지 정리할 필요가 있냐는 주변사람들의 말에 김교수의 대답은 분명했다.

“기본적으로는 점잖은 표준어를 써야겠지만 일상에서는 점잖지 못한 말을 써야 할 때도 많습니다. 살아 있는 우리의 구어를 정리하자는 것이지요.”

김교수는 95년 국어연구소(국립국어연구원의 전신)에 들어가 ‘표준국어대사전’편찬에 관여하며 직접 자신의 사전을 만들 꿈을 갖게 됐다. 하지만 실제로 ‘국어 비속어사전’ 편찬에 착수할 수 있었던 것은 토담출판사 이근술사장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사전에는 모두 8000여 비속어가 실려 있습니다. 비속어는 숨겨진 제2의 언어가 아니라 살아 숨쉬는 생활어이며 민족의 정서가 그대로 녹아 있는 원초적 언어입니다.”

김교수는 우선 ‘우리말 상소리사전’ ‘상말속담사전’ ‘국어변말사전’ 등 기존의 유사사전들을 검토하고 소설을 뒤져가며 점잖지 못한 말들을 찾아냈다. 김교수는 비속어를 사용한 작가들에게 편지를 보내 문의하며 뜻을 정리해 갔다.

토담출판사의 경영난으로 책을 출간하지 못하게 돼 새 출판사를 모색할 때 그가 출판사에 내세운 첫째 조건은 앞으로 증보판을 계속 내도록 지원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앞으로도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쓰는 말들을 모아 ‘구어사전’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프리미엄북스 1088쪽 5만원

〈김형찬기자〉kh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