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빈빈 진효명 외 지음 / 백원담 편역 / 푸른숲 / 336쪽 / 1만원▼
93년부터 3년동안 중국 지식인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인문정신 논쟁. 학문과 이데올로기, 문학의 상업화 및 대중화, 지식인들의 인문정신 등에 관한 논전이었다.
그 논쟁의 핵심이 된 논문과 좌담을 소개한 책.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사이에서 인문학은 과연 어떻게 비판정신을 확보할 수 있는가에 대한 중국 지식인들의 고뇌가 담겨있다.
논쟁의 특징은 인문정신의 회복을 주장하는 지식인들과 그렇지 않은 포스트모더니스트들간의 대결. 인문주의자들은 문학과 인문학의 상품화, 서양이론에 대한 종속, 모순을 은폐하는 포스트모더니즘 경향 등을 비판했다. 인문학자 스스로의 나태와 태만에 대한 자성과 함께.
그러나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은 인문정신이라는 것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면서 인문학 위기론을 반박했다. 인문정신 중심 사고는 다원화시대에 있어 억압이고 독단이라는 지적이었다.
이 논쟁은 사변적 추상적이었다는 비판을 받는다. 하지만 세기말 중국 지식인들의 내면 풍경을 들여다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