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중소기업들의 모임인 ‘두레회’는 최근 공동작품을 하나 선보였다.
세계 최초라는 실내 스포츠용 승마기. 집안에서 초원을 달리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이 기계는 말고삐를 당기고 아랫배를 차는 동작까지, 실제 말을 타는 것과 똑같이 만들어졌다. 속도를 줄이거나 가속할 수도 있고 좌우회전과 점프까지 가능하다.
이 특이한 기계를 개발한 두레회는 서로 다른 업종의 중소기업11개가 81년 결성한모임.자본력이나 기술력에서 아무래도 대기업에 비해 뒤지는 중소기업들이 서로 힘을 합해 보자는 취지에서 만든 이른바 ‘이(異)업종 교류 모임’이다.
승마기를 개발한 과정은 각각의 업종별 장점이 한데 어울려 시너지효과를 발휘한 전형적 예라고 할 수 있다.
컴퓨터 업체인 석정전자의 기획, 정밀기계 업체인 정산기계의 설계, 내쇼날화학의 사출성형, 한국에어로의 사업화전략. 각 부문들이 톱니바퀴처럼 착착 맞아떨어졌다.
두레회는 현재 이 제품을 세계 10개국에 특허 출원해 놓은 상태. 내수보다는 승마가 대중화된 선진국을 대상으로 수출을 겨냥하고 있다. 이미 미국 등 해외 바이어들과 구체적인 상담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혼자 하기 힘들면 여럿이 손잡고서.’
두레회 외에도 다른 업종의 기업들이 교류를 통해 시너지효과를 노리는 이업종 모임은 많다. 업종은 다르지만 각기 보유하고 있는 경영노하우나 전문기술의 교환으로 ‘+a’를 창출하려는 시도인 셈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이업종 모임은 362개가 결성돼 5600여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서울지역 이업종 모임인 한림회가 개발한 자동문센서도 ‘시너지 효과’의 산물. 회원사인 ㈜동우자동도어는 국내에서 자동문센서가 너무 비싸 일본으로부터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형편을 조사, 다른 회원사들에 아이디어를 냈다. 이를 갖고 개발 생산한 건 다른 회원사인 ㈜내외시스템. 여기에다 ㈜나산정밀이 정밀부품을 조달했고, ㈜고감도가 산뜻한 디자인을 입혔다.
이렇게 해서 나온 신제품은 기존의 아날로그 회로를 디지털로 바꿔 오작동을 줄였고 강한 햇빛이나 전자파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우수 성능을 자랑한다. 한림회는 현재 이 제품으로 국내 20여개 자동문 제조업체와 해외 전문센서 바이어를 대상으로 상담을 벌이고 있다.
부산 한창회는 차량 도난을 방지하고 주정차 위반 차량을 관리할 수 있는 자동차 바퀴 잠금장치를 개발했다. 만호산업 남양기업 등 6개 업체가 6000만원의 비용을 들인 이 제품 역시 회원사인 타코스의 공동사업 제의에 나머지 5개 회원사들이 적극 참여해 맺은 결실이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