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일본 프로야구 센트럴리그 우승을 차지한 주니치 드래건스의 객관적 전력은 요미우리 자이언츠보다 약했다. 팀타율은 2할6푼대로 리그의 바닥 수준이었고 스타선수도 적었다. 그런 주니치가 11년만에 정상에 선 것은 무엇 때문일까.
주니치의 호시노감독은 나고야돔으로 홈구장을 옮긴 97년에 리그 최하위의 굴욕을 맛보았다. 장타에만 의존하는 공격야구가 펜스가 먼 새 구장에 맞지 않았기 때문. 호시노감독은 그해 시즌 폐막 후 팀컬러의 대대적 개편에 나섰다. ‘한방’은 있지만 헛스윙도 많은 선수들을 방출했다.
그 대신 발이 빠르고 근성과 수비능력이 있는 선수들을 영입했다. 올해 공수에서 가장 큰 활약을 한 세키가와와 ‘발로 뛰는 야구’를 보여준 이종범 등 외인부대가 그 때 합류했다.
올해 주니치 우승의 일차적 원동력은 투수진. 그러나 선발투수진이 특별히 강하지는 않았다. 팀을 강하게 만든 것은 선동렬 이상훈 이와세 등 마무리투수와 중간계투진이었다. 특히 주니치가 한점차 승부에 강했던 것은 주목받기 어려운 중간계투진을 잘 활용하고 그 역할을 평가한 결과였다. 세키가와는 “보이지 않는 근성까지 인정하는 팀에서 뛰게 돼 행복하다”고 말했다.
호시노감독은 탁월한 투수출신이지만 올해 영입한 야마다코치에게 투수진 운용을 일임하고 자신은 전체적인 팀분위기 활성화에 주력했다. 우승이 확정된 뒤 호시노감독은 “내가 한 일은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즌 내내 팀내 불화가 없고 투지가 불탄 것은 그의 팀관리 덕분이었다.
주니치의 조직관리비결에 일본재계도 주목하고 있다. 벤치마킹에 나선 기업도 있다. 사람과 조직을 어떻게 다루느냐가 기업경영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요인이기 때문이다.
권순활 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