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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인터뷰]서울 세계대회 최고령봉사자 신갑녀씨

입력 | 1999-10-11 19:32:00


“늙었다고 집에만 있으면 안되지요. 특히 남을 위해 봉사할 수 있다는 것은 인생의 보람입니다.”

서울NGO세계대회에 일본어 통역으로 봉사하고 있는 신갑녀(申甲女·72·서울 강동구 명일동)씨는 대회 자원봉사자 600여명 가운데 최고령. 신씨는 88년 서울올림픽과 93년 대전 엑스포에서도 일어 통역 자원봉사자로 활약했다. 2002년 월드컵 때도 일본인에게 한국의 관광명소를 소개하는 자원봉사 가이드를 맡을 예정.

“외국인 회사에 근무하다 82년 정년퇴직한 이후 내 인생이 이렇게 끝나나 싶어 허탈했어요. 자원봉사활동을 하는 것은 존재의 가치를 잃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1927년 만주에서 태어난 신씨가 당시 여고에 다니며 배운 일본어 실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처럼 자원봉사를 하며 실력을 갈고 닦은 덕분이다.

신씨는 “NGO대회가 정확히 어떤 것인지는 몰랐지만 여성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는 말을 듣고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씨는 “내가 구세대여서 그런지 요즘 여성들이 지나치게 여권을 부르짖는 것은 조금 못마땅한 부분도 있다”고 덧붙였다.

평소 건강에는 자신이 있다는 신씨는 “요즘도 시간이 날 때마다 집 근처 사회복지관에 나가 사교춤과 건강체조를 배운다”고 말했다.

신씨는 “저승에 가서 6·25전쟁 때 전사한 남편을 만나면 ‘당신의 뜻을 이어 나라와 사회를 위해 열심히 봉사하다 왔다’며 자랑하고 싶다”고 말했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