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란 역경을 극복하고 비올라 연주에 일가를 이룬 영국 여성이 11일 신체장애를 이겨낸 영국인에게 주어지는 최고상인 프링크상을 받았다.
영국 더 타임스지는 엘리자베스 바를로(31)가 극심한 청각장애를 이겨내고 5년 전부터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일원으로 비올라 연주에 탁월한 기량을 보여 이 상을 받게 된 것이라고 최근 전했다.
바를로는 어린 시절 피아노 교사인 어머니와 오르간에 심취한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음악인의 꿈을 키웠다. 그러나 16세 때부터 신체에 이상이 생겨 청력을 잃어갔으며 3년 후에는 아무 소리도 듣지 못하게 됐다.
그녀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상대의 입술을 보고 말의 뜻을 파악하는 독순술(讀脣術)을 익혔다. 그리고 어린 시절 음감(音感)을 잃지 않기 위해 수없이 연습을 거듭했다. 마침내 그녀는 94년 영국 최고의 비올라 연주자로 인정받아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에 들어갔다. 단원들은 그가 청각장애인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유창하게 말을 했기 때문이다.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그의 연주를 들으면 절로 황홀해진다”며 격찬한다.
바를로가 존경하는 인물은 청각장애인으로 세계적인 타악기 연주자가 된 이블린 글레니. 바를로는 글레니와 같은 연주자를 키워내기 위해 왕립 장애인학교에서 음악을 가르치고 있다. 더 타임스는 “이곳의 장애인 학생들은 바를로가 자신들과 같은 처지임을 알고 나면 모두 놀란다”면서 “이제 바를로는 학생들의 영웅이 되었다”고 전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