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자녀를 둔 학부모다. 얼마 전 학교 운동회에 참석했다가 어이없는 광경을 목격했다.
1학년생들의 무용이 시작되자 일부 학부모들이 사진기와 무비카메라를 들고 운동장으로 달려나와 아이들이 무용하는 모습을 찍기 시작했다. 직업사진사들까지 합세하는 바람에 운동장이 삽시간에 난장판이 됐다. 아이들이 무용하는 모습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이런 추태는 달리기 등 다른 종목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운동회가 아니라 사진촬영대회 같았다.
운동회는 아이들이 그동안 갈고 닦은 솜씨를 부모들에게 선보이는 자리다. 어린이 행사에 어른들이 벌이는 법석을 보며 안타까운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서하준(경기 남양주시 수동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