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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과기정보위]"울진-영광 원전도 부실 투성"

입력 | 1999-10-12 18:42:00


과학기술부 국감에서 과기부와 한전의 허술한 원자력 안전관리와 안일한 사고대처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번에 중수유출사고가 난 월성원전 외에 울진 영광 고리원전에도 수소누출 누수현상 세관(細管)부식 등의 사고와 고장이 끊이지 않아 원자력발전에 대한 ‘총체적 부실’이 드러나고 있다는 의원들의 질책이 쏟아졌다. 또 사고가 날 때마다 한전이 축소 은폐에 급급해 국민의 원자력에 대한 불신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 사고 대처 방법도 몰라

▽월성원전사고〓김형오(金炯旿)의원은 “펌프 베어링 교체 작업을 하면서 사전에 중수를 빼지 않았고 긴급상황발생시 행동요령에 대한 매뉴얼도 없는 등 ‘안전불감증’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김의원은 월성원전 1호기의 경우 83년 이후 35회나 불시정지했고 2호기는 7회, 이번에 사고가 난 3호기는 가동 1년만에 2회나 정지하는 등 고장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해찬(李海瓚)의원은 “사고직후 현장종사자는 사고내용을 정확하게 기록한 반면 상부로 올라갈수록 보고가 부실해지는 등 ‘한전 마피아’들이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한 혐의가 보인다”며 “사고를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간부들은 직무유기로 마땅히 처벌받아야 한다”고 질타했다.

★ 울진2호기 수소 계속 새

▽울진원전의 수소누출〓김영환(金榮煥)의원은 “1일 울진2호기의 수소누출문제를 지적했지만 아직까지 수소는 계속 새고 있다”며 원인규명과 대책을 촉구했다.

김의원은 “원전 제작사인 프랑스 알스톰사의 지침에는 수소가 하루 25㎥ 이상 외부로 누출될 경우 운전을 정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한전이 최근 ‘내외부를 합쳐 하루 40㎥가 샐 경우 운전을 정지한다’고 규정을 바꾼 이유는 수소누출량이 급격히 늘어 한계치에 육박하자 서둘러 규정을 개정한 것이 아니냐”고 따졌다.

김의원은 특히 수소누출량을 정확히 측정하기 위해서는 유량계 수소농도측정기 등의 장비를 동원해야 하는데 한전이 비닐봉지에 배기가스를 모아 주먹구구식으로 측정한 결과를 어떻게 믿을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 管 마모…파열위험 높아

▽다른 원전도 문제〓강재섭(姜在涉)의원은 “한국형 표준원자로인 영광3,4호기와 울진3호기의 증기발생기 세관 마모속도가 빠르고 특정부분에 집중돼 있어 파열될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강의원은 원자력안전기술원의 자료를 인용해 상업운전을 시작한 지 1년밖에 안된 울진3호기는 세관마모가 3개, 영광3호기는 22개, 영광4호기는 49개나 된다고 밝혔다.

이상희(李祥羲)의원은 “울진2호기의 증기발생기 누수현상이 심화돼 현재 출력을 15% 낮춘 상태로 운전하고 있다”며 “앞으로 누수량이 증가해 시간당 5ℓ를 초과할 경우 원전가동이 중지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학진기자〉jean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