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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음반가이드]스메타나 「나의 조국」

입력 | 1999-10-13 18:50:00


1990년 5월. 지휘자 라파엘 쿠벨릭은 체코 프라하의 ‘스메타나 홀’에서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앞에 섰다. 자신이 창설을 주도했던 ‘프라하의 봄’음악축제. 공산당 집권직후인 49년 망명의 길을 선택한 뒤 41년만이었다. 연주곡은 스메타나의 애국적 연작 교향시 ‘나의 조국’. 쿠벨릭의 감회가 어떠했을까.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나의 조국’음반 두종이 하나의 앨범으로 묶여나왔다. 90년 쿠벨릭 지휘 실황음반, 75년 바츨라프 노이만 지휘의 음반. 두 음반은 각각 역대 최고 명연으로 세계 유수의 CD 추천목록에 포함되곤 했다. 최근에 명음레코드가 두장을 묶어 국내에 선보였다.

쿠벨릭은 개성이 강한 해석을 유지하면서 작품의 골격을 뚜렷이 드러내는 지휘자. ‘타보르’ 등 영웅을 소재로 한 악장에서 특히 남성적인 연주를 펼친다. 문제는 녹음. 체코 필하모니 특유의 풍요한 현이 잘 살아나지 않는다. 마이크를 바짝 악단 쪽으로 근접시킨 탓에 잔향성분이 적어진 탓. 두번째 음반을 지휘한 노이만은 쿠벨릭 망명 이후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맡았고 이후 체코 악단의 수장으로 군림한 인물. 그의 리드는 쿠벨릭보다 훨씬 유장하며 ‘자연친화적’이다.

70년대 구동구권 최고수준을 자랑했던 수프라폰사의 말끔한 녹음도 더할나위 없다.

쿠벨릭★★★★ 노이만★★★★★(만점〓별5개)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