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발생한 파키스탄 군부 쿠데타는 47년 파키스탄이 독립한 뒤 4번째 쿠데타. 52년 역사 중 25년간을 군부가 통치했다.
이번 쿠데타의 직접적인 계기는 나와즈 샤리프총리가 페르베즈 무샤라프 육군참모총장을 전격해임한 일이었다. 그러나 쿠데타 분위기는 지난해부터 조성됐다.
샤리프총리는 지난해 말 제한지르 카라마트 육군참모총장이 정부를 비판하자 즉각 해임했다. 카라마트는 97년말 샤리프총리가 아미드 칸 레가리 당시 대통령과 권력다툼을 할 때 샤리프편을 들었다. 군부는 이후 샤리프총리를 ‘배은망덕한 인물’로 여기게 됐다.
올해 5∼7월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발생한 인도와의 분쟁을 종결하는 과정에서 갈등은 더욱 커졌다. 샤리프총리는 군부 지원아래 인도령 카슈미르에 침입한 이슬람반군을 철수시키기로 미국과 합의했다.
경제난과 정정불안도 쿠데타의 원인이 됐다. 지난해 핵무기 실험을 강행한 뒤 국제통화기금(IMF)은 15억달러의 차관 제공을 중단했다. 경제난이 심각해지자 IMF의 차관이 절실해진 샤리프정부는 IMF권고에 따라 세금인상을 시도했다. 그러나 전국적인 반대시위가 벌어졌고 19개 야당 연합체는 샤리프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