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활황에 힘입어 국내 증권사들이 상반기(4∼9월) 중 3조5000억원에 이르는 사상 최대의 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증권사들이 부담해야 하는 대우채권 최대 손실추정치 2조여원을 훨씬 웃도는 규모로 이들은 올해 낸 순이익으로 손실을 충분히 메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32개 증권사들은 4∼9월 6개월간 총 3조5000억원 가량의 세전(稅前)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98회계연도(98년4월∼99년3월) 1년간 세전순이익 규모 7331억원의 5배에 육박하는 액수다.
주로 주식거래량의 폭발적 증가와 수익증권 판매호조에 따라 수수료수입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7월 이후에는 주식시장이 조정국면을 면치 못하고 수수료가 싼 사이버약정 비중이 커지면서 대부분 증권사들의 순이익 증가세가 주춤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별로는 ‘바이코리아’의 판매호조와 공격적 경영에 힘입어 현대증권이 5500억원의 순이익을 낸 것을 비롯해 LG증권 4950억원, 삼성증권 4000억원, 대신증권 3020억원 등으로 순이익이 컸다.
대우증권은 49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대우 연계콜과 관련해 대손충당금을 20% 적립, 실제 순이익은 2900억원에 그쳤다. 이밖에 동원 동양 굿모닝 한빛 신영 한화증권 등도 1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내는 등 전 증권사가 흑자를 냈다.
투신사와 증권사의 개별협상에 맡겨진 대우채권 관련 손실분담부분은 내년 3월결산으로 미뤄졌다.
그러나 업계는 최악의 경우를 가정하더라도 증권사 전체의 부담액은 2조3000억원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고 올해 순이익규모 내에서 충분히 보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