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당국자는 14일 “현재 중국을 떠도는 탈북자들 중에는 비록 소수이지만 귀국했을 때 처벌받을 것을 두려워해 귀국을 하지 못하는 ‘난민’들이 존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정부가 중국 내 북한 ‘난민’의 존재사실을 처음으로 공식 확인한 것으로 향후 탈북자 대책 마련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인지의 여부가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외교통상부의 한 관계자는 “탈북자들은 크게 식량을 구하기 위해 북한을 떠난 사람과 보다 나은 생활을 하기 위해 탈출한 사람, 정치적 종교적 박해를 이유로 탈출한 사람 등 세 부류로 볼 수 있다”며 “이 중 세번째 부류가 ‘난민’의 개념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엄밀한 의미에서의 ‘난민’은 극소수에 불과하고 이들은 탈출 즉시 우리측에 도움을 요청하기 때문에 구제가 가능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UNHCR)도 자체 조사를 통해 난민(refugee)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UNHCR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97년부터 북한과 중국 국경지대에서 탈북자에 대한 정기적인 조사작업을 벌여 금년 5월 중국 내에 불법체류하는 북한 주민 가운데 난민이 존재하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UNHCR는 또 지난달 21일 한국의 자유민주민족회의(상임의장 이철승·李哲承)에 보낸 서한에서도 “우리의 자체조사 결과 중국에 있는 북한 주민 가운데 소수의 난민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유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중국 내에 북한 난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한국 정부도 지금까지 난민이란 용어를 쓰지 않고 포괄적 개념의 ‘탈북자’라는 용어를 사용해왔다.
한편 유엔난민지위에 관한 협약에는 난민의 범주를 정치적 종교적 인종적 박해를 피해 본국에 돌아가기를 원치 않는 사람들로 규정하고 있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