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갛게 물드는 가을바다. 이번 주말엔 인천 강화군 삼산면 석모도의 낙조(落照)에 몸과 마음을 적셔보자. 서해가 붉게 물들기 시작하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13일 오후 강화도 외포리 선착장에서 승용차와 승객을 실어나르는 배를 타고 석모도로 향했다. 석모도의 석포리 선착장까지는 10분도 채 안걸렸다.
★장구너머포구 최적지 꼽혀
섬 전체를 아우르는 순환도로 초입의 오른쪽은 논, 왼쪽은 염전이다. 고개숙인 벼의 샛노란 빛깔에, 염전에 반사되는 가을볕에 눈이 부셨다.
10분 가량 도로를 달리면 도착하는 장구너머포구. 눈 앞에 걸리는 것이 없어 낙조를 즐기기에 알맞다.
확 풍기는 찝찌름한 바다내음. 새우와 밴댕이를 말리는 아낙네들과 그물을 깁는 선원들의 모습이 여유롭다. 200여m 길이의 방파제 위에선 관광객 서너명이 낚싯줄을 드리우고 있었다.
장구너머포구로 가는 길 왼쪽엔 민머루해수욕장이 있다. 해수욕철이 지난 터라 한적하기 그지 없다. 물이 빠져 드넓게 펼쳐진 개펄. 맨발로 들어가니 발가락 사이로 흙의 감촉이 부드럽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게 수백여마리가 어지럽게 몸을 숨긴다.
★맨발로 개펄에 뛰어들기도
장구너머포구와 민머루해수욕장 사이의 고개마루도 해가 걸리는 수평선을 내려다 볼 수 있어 좋다. 요즘 낙조감상에 알맞은 시간은 오후 5시반∼6시반.
순환도로를 따라 10분 가량을 더 가면 자애로운 표정의 마애관음보살상이 서해를 굽어보고 있는 절 보문사가 나타난다. 보살상의 시선을 따라 서해바다를 보노라면 마음이 푸근해진다.
★보문사에서 본 석양 '운치'
보문사와 석포리를 잇는 순환도로 중간의 고개도 석양을 감상하기에 그만이다. 도로 옆 공간은 승용차 10여대가 동시에 주차할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하다.
△가는 길〓경기 김포시에서 48번 국도를 타고 강화도에 들어가 보문사 방면 표지판을 따라 15∼20분 가량 가면 외포리 선착장이 나온다. 석모도를 왕복하는 배의 운행시간은 오전 7시반∼오후 7시반. 평소 30분 간격으로 운행하며 차량이 많은 주말엔 횟수를 늘린다.
△요금〓승용차 왕복요금은 대당 1만4000원. 운전자 외 1인당 왕복요금은 1200원. 문의 032―933―8011∼2. 강화군청 관광개발사업소
〈강화〓이기홍·이명건기자〉sechap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