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당시 미군이 경북 칠곡군 왜관읍 왜관교와 고령군 성산면 득성교를 폭파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피란민이 희생됐다는 미국 AP통신 보도와 관련, 이를 뒷받침하는 현지 주민들의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주민 김모씨(70·칠곡군 왜관읍)는 14일 “50년 8월3일 밤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미군 폭격기가 왜관교를 폭파했다”며 “이때 다리 위를 지나던 피란민들이 숨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다리 폭파 당시 불꽃놀이를 하듯 밤하늘에 파편이 튀면서 인도교의 철골구조물이 무너져 내렸다”며 “밤중인데다 현장 가까이에서 목격한 사람이 별로 없어 얼마나 많은 피란민이 희생됐는지는 알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고령군 한국전쟁 참전용사 전우회장 유석열씨(70·고령읍 연조리)는 미군의 득성교 폭파와 관련, “50년 8월1일 오전 6시경 득성교에서 1㎞가량 떨어진 곳에서 ‘쿵’하며 다리가 폭파되는 소리를 들었다”며 “잠시후 미군 비행기가 다리 주변의 피란민들에게 기관총을 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칠곡·고령〓이혜만·정용균기자〉cavat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