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채권이 편입된 공사채형 수익증권의 주식형펀드 전환신청 마지막날인 14일 전환희망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전환규모가 9조원을 웃돈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한국투신은 전환대상 대우채 공사채형 펀드 13조2000억원어치 중 25%에 달하는 3조3000억원이 주식형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또 △대한투신 2조4000억원 △삼성투신 1조4900억원 △현대투신 1조1000억원 △제일투신 3000억원 △동양오리온투신 1200억원 등의 전환신청이 접수됐다.
이들 6개 투신사의 전환펀드 규모는 총 8조7100억원으로 전환대상 펀드(49조6148억원)의 17.6%에 달했다.
투신업계는 “증권사 창구에서 접수된 전환물량까지 포함하면 9조원을 훨씬 넘어설 것”이라며 “공사채형펀드 투자자들의 보수적인 투자성향을 감안하면 예상보다 전환을 많이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투신 관계자는 이날 “개인투자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일부 지점에선 대기번호표를 받아든 고객들이 30∼50여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전환펀드는 18일부터 운용에 들어가며 최대 50%까지 주식을 편입할 수 있어 시장활성화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
▽주식매수여력은 얼마나 되나〓전환펀드의 규모가 약 9조원이므로 설정초기 주식매수여력은 최대 1조8000억원에 달할 전망. 전환되는 공사채형펀드의 현금자산비율이 20%정도이고 나머지는 채권이기 때문이다.
한국투신 나인수(羅仁洙)이사는 “18일 설정 이후 곧바로 채권을 내다 팔 경우 매매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우선 현금자산으로 주식을 매입하고 장상황을 봐가면서 매수강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는 최근 외국인들의 순매수행진이 이어지고있는 상황에서 전환펀드의 매수세가 더해지면 지수 900선의 조기탈환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운용전략〓전환펀드는 설정초기엔 저점매수, 다음달 10일을 전후해서는 다소 공격적인 운용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투 나이사는 “주식매수자금이 충분치 않기 때문에 설정초기엔 주가가 하락할 때마다 저점매수하고 다음달 10일을 전후해 수익증권 대량환매사태가 발생하지 않을 경우 적극 매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대한투신 김명달(金明達)주식투자부장은 “설정초기엔 보수적인 운용을 할 방침이지만 가입자별로 목표수익률이 정해져있는 만큼 다음달 상승장에 대한 확신이 서면 매수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환펀드의 주력편입종목은 주가하락폭이 큰 핵심블루칩과 실적호전이 예상되는 반도체 정보통신 석유화학 철강 등 우량주가 될 전망이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