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는 다른 무술에 비해 박력이 넘쳐요. 발차기 동작이 특히 그렇지요. 하나의 기본에서 출발해 다채로운 동작이 펼쳐지는 것도 재미있고요.”
파란 눈의 이탈리아 청년 브루노 브루니(이하 ‘브루노’로 호칭·21). 12월 중순 열리는 ‘태권도 한마당 99’의 벽돌 격파 부문에 출전한다.
KBS 2TV ‘남희석 이휘재의 한국이 보인다’(오후 5·50)는 이달 초부터 브루노의 태권왕 도전기를 매주 한차례씩 전하고 있다.
한국어를 무리없이 구사하는 그는 현재 이화여대 국제프로그램 경제학과에 재학 중이지만 당초 태권도를 배우러 한국에 왔다. 13세 때 독일 함부르크에 살던 그는 한국인 친구의 손에 이끌려 처음 마주한 태권도에 흠뻑 빠졌다. 6세 때부터 배운 유도보다 태권도가 훨씬 더 매력적이었던 것. 그는 95년 여름 방학 때 한국에 다녀갔고 97년 고교 졸업 뒤 아예 장기 계획을 세워 한국에 왔다. 현재 태권도 초단.
브루노는 이번 도전을 위해 이규현 9단(국기원 교육분과위원장)을 스승으로 모셨다. 이 9단에게 어렵사리 허락을 받았으나 그 다음은 고난의 연속. 얼떨결에 동료와 대련하다가 스승의 분노를 사 쫓겨날 위기를 겨우 모면하기도 했다.
브루노는 이미 113일간 한국의 구석 구석을 누비며 한국과 한국인을 만나는 ‘한국대장정’을 마쳤으며 그 내용은 이 프로에서 소개됐다. 브루노는 “한국 시골 사람들의 순수한 마음씨가 가장 인상 깊었다”고 말한다.
〈허 엽기자〉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