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아이디어가 곧 창업 밑천’
미 시카고대학 유학시절부터 자기사업을 꿈꿨던 임권(林權·34)㈜로지트 사장.98년 귀국한 뒤 소규모 무역회사를 차렸다가 우연하게 바이어로부터 부메랑을 선물로 받고는 새로운 사업아이템이 번쩍 머리를 스쳤다.유학시절 외국인들이 한국 전통 방패연에 큰 관심을 보였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떠올랐던 것.
임사장은 회사 임직원들과 반영구적으로 사용하면서도 휴대가 간편한 방패연 개발에 매달린 끝에 최근 조립식 방패연과 얼레(연실 감는 장치)를 제작,특허청의 실용신안권을 받았다.방패연 재료였던 대나무와 한지를 플라스틱과 천으로 대체한 것이 내구성을 인정받을 수 있었던 비결.임사장은 다음달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에서 열리는 국제유아교육전에 신제품을 출품,획기적인 매출성장을 꿈꾸고 있다.
국내 최초로 노래방에 프랜차이즈 개념을 도입했던 알토산업의 김용석(金勇錫·31)사장은 욕조 재료인 강화플라스틱(FRP)을 다른 용도로 재가공,중기청의 벤처인증서까지 따냈다.불에 잘 타지않고 가공성이 뛰어난 FRP의 특성에 착안,평소 화재의 우려가 높은 노래방 인테리어 소재로 활용한 것.고졸 출신으로 인테리어 디자인업체를 차렸던 김사장은 간단한 아이디어로 사업을 노래방,외식 프랜차이즈로 확장시키고 있다.
한일정보비전이 최근 개발한 슬라이드영상홍보시스템은 대형 점포의 유리창이란 공간을 홍보의 장(場)으로 활용,큰 인기를 끌고있는 제품.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이 회사 이종훈(李鍾勳·40)사장은 대형유리창 안쪽에 버티컬을 치고 여기에 컴퓨터화상을 비추는 시스템을 독자 개발,외국업체들까지 큰 관심을 보인다.
이사장은 “다국적기업의 중앙 컴퓨터가 만들어낸 홍보 화면을 전세계 점포매장 유리창에 투시한다면 엄청난 광고효과가 기대된다”며 광고시장에 돌풍을 몰고올 수 있다고 자신한다.이미 국내에서는 이북출신 연예인 김용씨가 운영하는 함흥냉면집 ‘모란각’과 독일 자동차업체 BMW 전시장에 이 제품이 설치됐다.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다크호스로 떠오른 캔돌이의 손범서(孫範瑞)사장도 깡통이란 흔한 소재를 환경보호 캐릭터로 바꿔 성공한 케이스.애니메이션 본고장인 일본에까지 알려진 사람.폐기물 공해의 심각성을 일깨우는 내용의 26부작 만화영화 ‘캔돌이의 모험’은 내년 4월 도쿄TV의 전파를 탈 예정이다.
한국사업정보개발원 이형석(李亨錫)원장은 “인터넷 등의 발전으로 사업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해지고 복제하기도 편해졌다”며 “다만 독점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자기 아이디어라도 과감히 공개하는 것이 시장저변을 넓히는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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