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곡선미를 지닌 코카콜라 병 모양이 85년 만에 바뀔 것 같다.
세계 청량음료 시장을 주도해 온 코카콜라는 새 밀레니엄을 맞아 병과 캔의 디자인은 물론 슬로건도 바꿀 것이라고 AP통신이 최근 전했다.
AP는 음료전문지 ‘비버리지 다이제스트’를 인용, 새 디자인의 제품은 내년 1월 1일부터 출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새 병은 기존의 곡선미를 살리면서도 10대를 겨냥, 톡톡 튀는 느낌을 주는 데 주안점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음료분석가 캐롤라인 레비는 “디자인의 변화는 그다지 크게 느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워낙 소비자에게 익숙한 만큼 모양을 완전히 바꾸는 것은 모험이기 때문이다.
코카콜라의 이같은 변화 움직임은 그간 미국 청량음료 시장의 20%를 점유하며 지켜온 부동의 1위 자리를 최근 펩시가 위협하고 있기 때문. 펩시의 ‘마운티듀’는 최근 10대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비버리지 다이제스트의 존 사이처 편집인은 병 모양과 함께 6년 전부터 사용해온 슬로건 ‘언제나 코카콜라’도 ‘즐기자 코카콜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코카콜라측은 이같은 보도에 대해 “적극적인 시장 공략을 위해 2000년부터 추진할 계획이 많이 있으나 그 계획을 지금 공개할 수는 없다”고만 밝혔다.
현재의 코카콜라 병은 1915년 처음 등장했다. 당시 미국에서 유행하던 주름치마인 허블스커트를 닮았다고 해서 ‘허블스커트 병’으로도 불렸다. 1886년 첫선을 보인 코카콜라가 인기를 끌면서 업계가 모방공세를 펼치자 새로 공모해 채택된 디자인이었다.
제안자는 내슈빌 루츠 유리공장의 검사관 클라이드 에드워드와 기술자 얼 딘. 이들은 브리태니카 백과사전을 뒤지다 ‘Coca’(코카나무) 항목의 삽화에서 힌트를 얻어 이 병 모양을 고안했다고 한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