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26일은 1000원짜리 지폐가 모처럼만에 ‘얼굴’을 들 수 있는 날이 될 것 같다.
1000원짜리 한 장이면 새우버거로 배를 채우고 아이스크림으로 입가심을 하고도 100원이 남는 것. 롯데리아가 25, 26일 이틀간 2000원짜리 새우버거를 600원에 판매하고 맥도날드가 700원이던 아이스크림을 300원에 판매하는 행사를 계속 실시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가격 인하 경쟁 어디까지 가나〓‘가격 인하전’의 포문을 연 곳은 맥도날드. 맥도날드는 지난해말 ‘10년전 가격으로 드립니다’를 타이틀로 햄버거와 치즈버거를 각각 750원, 900원에 판매하면서 ‘전쟁’을 촉발했다. 맥도날드는 올들어서도 3000원짜리 제품을 1999원에 판매한 데 이어 이달말까지는 특불버거를 1999원에 판매한다.
‘저항군’의 첨병을 자처하고 나선 곳은 롯데리아. 롯데리아는 4,5월 맥도날드와의 경쟁 지역에서만 3000원짜리 BB버거를 1900원에 판매했다. 롯데리아는 이어 이달말까지 1500원짜리 데리버거와 1300원짜리 치즈버거를 1000원에 판매하고 있는 중.
올초까지 잠잠하던 버거킹 KFC 등 다른 업체도 전쟁에 가세했다. 버거킹은 이달말까지 매일 오후2∼5시 버거킹 치킨텐더(6조각)를 15% 할인된 2800원에 판매하고 있으며 KFC는 다음달초까지 치즈버거를 40% 할인된 990원에 판매한다.
▽갖가지 경품행사, 아이디어 총동원〓가격 인하에다 경품전까지 치열해져 소비자의 즐거움은 두 배가 됐다.
어린이 세트에 장난감을 제공하는 경품행사는 아예 연중 행사로 자리잡았고 해외 여행권까지 경품으로 등장하고 있다. 현재는 맥도날드가 이달말까지 디지털사진기 10대와 프린터 150대를 내건 경품행사를 실시중.
가격 인하나 경품행사에 ‘구실’을 붙이기 위한 아이디어도 갖가지. 맥도날드는 올해가 1900년대 마지막 해라는 점을 들어 ‘1999원 시리즈’를 시작했다.
▽아직도 불황기?〓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가격 인하 경쟁은 불황기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지적하고 지난해 극심한 불황에 빠진 일본에서 맥도날드의 ‘65엔짜리 햄버거’가 빅히트한 점을 예로 들었다.
맥도날드의 ‘1999원 시리즈’도 한국에만 등장한 상품이다.
한편 연구소는 “일본의 경우 외국계 업체들이 막대한 자금력으로 할인 경쟁을 주도했다”며 “외국계 패스트푸드점이 갈수록 영역을 확충하고 있는 우리나라도 국내 업체들의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