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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화폐' 내년초 본격 도입…마스타카드 첫 상용화

입력 | 1999-10-17 19:43:00


‘21세기 미래형 돈’으로 불리는 전자화폐가 국내 개발을 마치고 첫선을 보였다.

마스타카드 코리아는 13∼16일 제주에서 설명회를 갖고 원화로 표시된 한국형 전자화폐를 처음 공개하고 300여명의 행사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제주 KAL호텔과 부근 상가 등 20여개 점포에서 시범서비스를 실시했다.

참석자들은 3만원씩 입금된 전자화폐로 물건을 사고 음식 값을 치르면서 다가올 전자화폐 시대를 앞당겨 체험했다.

▼선불-직불카드와 달라▼

▽이렇게 사용한다〓전자화폐란 소비자의 은행계좌에서 빠져나온 돈이 IC칩이 내장된 카드에 디지털 형태로 저장된 결제수단. 돈이 떨어지면 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나 전용충전기, 인터넷 등을 통해 충전방식으로 필요한 금액을 자신의 은행계좌에서 인출해 보충하면 된다.

충전방식만 놓고보면 버스카드와 비슷하지만 전자화폐는 특정사업자에게 먼저 돈을 주고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계좌에 있는 돈을 카드에 현찰처럼 갖고 다니면서 불특정 다수의 가맹점에서 결제하는 점이 선불카드와 다르다. 또 결제와 동시에 예금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직불카드와도 구분된다.

이번에 마스타카드가 선보인 전자화폐는 영국 몬덱스사가 95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몬덱스카드의 한국판 버전. 물론 이 카드를 쓰려면 가맹점에 전용 단말기가 설치돼야 한다.

예컨대 A씨가 기념품점에서 8000원짜리 돌하루방 인형 1개를 사고 전자화폐를 내면 점원이 전용 단말기를 통해 8000원을 제한 뒤 다시 카드를 돌려주는 방식으로 거래가 이뤄진다. 신용카드나 직불카드는 온라인을 통해 해당카드의 사용승인을 받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전자화폐는 단말기에 카드를 넣은 상태에서 버튼만 몇번 누르면 되기 때문에 결제시간이 현금과 별 차이가 없다.

▼한양대-COEX 확대▼

▽제주도부터 시범실시〓현재 국내에서는 마스타카드 외에 비자카드와 금융결제원이 전자화폐 개발에 뛰어든 상태. 상용화에 가장 먼저 성공한 마스타카드는 내년 3월까지 제주국제공항과 호텔, 관광지 부근 상가, 골프장 등 제주전역에 단말기 1000여대를 무료로 설치해 제주관광전용 전자화폐를 시판한다.

또 서울의 한양대 캠퍼스와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COEX) 일대로 전자화폐 사용지역을 넓힌 뒤 2002년 월드컵대회가 열리기전까지 800여만장을 보급할 계획이다.

마스타카드측은 전자화폐의 국내보급을 위해 자본금 100억원의 몬덱스코리아 현지법인을 설립, 6월 벤처기업으로 등록했고 현재 국민은행 암달 잼플러스 NICE 산은캐피탈 무한기술투자 등이 이 회사에 투자하고 있다.

금융결제원도 이에 맞서 12월중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 명동이나 여의도 중 한곳을 시범지역으로 정해 전자화폐 시제품 2만여개를 보급할 계획을 세우는 등 전자화폐의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현행법상 카드 저장액이 20만원을 넘을 수 없게 돼있어 전자화폐는 3만∼5만원 이하의 소액거래에 주로 활용될 전망. 외국에서도 패스트푸드점 편의점 공연장 등 젊은층이 자주 찾는 소액거래 점포에서 주로 활용돼 거스름돈 동전을 줄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단말기 보급 성공열쇠▼

김근배(金槿培)마스타카드코리아사장은 “한국에서는 현찰사용 빈도가 높기 때문에 소액 현금거래의 대체기능을 갖는 전자화폐의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카드업계는 현재 개당 20만원선인 전자화폐 단말기의 보급 여부가 전자화폐의 정착과 경쟁업체간의 우열을 판가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