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감사라는 관점에서 보면 15대 국회의 마지막인 이번 국감은 부실국감이라는 평가를 면하기 어렵다. 이는 국감에 임하는 많은 의원들의 불성실한 태도와 준비부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국감을 정치공세장으로 활용하려는 여야의 당리당략적 태도까지 겹치는 바람에 부실국감은 심화됐다.
국감의 부실은 제도자체의 문제에서 기인한 점도 크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제한된 기간에 모든 정부 산하기관을 감사할 경우 의원들의 성실성과는 별개로 부실국감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산하기관 중 일부를 임의 선정해 감사하거나 매년 중점감사대상인 정책분야를 정해서 감사를 하는 기획감사제도를 도입하는 문제도 차제에 진지하게 검토해봐야 한다. 그럴 경우 감사원감사나 부처 자체감사는 집행기관 중심으로 이뤄지고 국감은 정책위주로 이뤄져 감사의 ‘분업화’도 가능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국감을 도와주는 전문인력을 배치하거나 부속기관을 설치할 필요성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 현재 행정부에 소속돼 있는 감사원을 국회소속으로 바꿔 국회의 대(對)행정부 감시를 연중 ‘일상화’하고 전문화할 것을 제안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