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소원했던 김종필(金鍾泌)총리와 국민회의 이인제(李仁濟)당무위원간의 거리가 점차 좁아지는 징후가 보여 정치권 안팎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16일 대전 한밭운동장 내 다목적체육관에서 열린 제1회 국무총리배 전국 아마추어 바둑선수권대회는 한때 JP의 냉담한 태도 때문에 서먹서먹했던 두사람이 어떤 모습으로 조우할 것인지가 관심을 모은 자리였다.
결론적으로 두사람의 분위기는 예상보다 훨씬 화기애애했다. JP는 이날 대회의 개회식이 끝나자마자 “이인제위원은 어디 있느냐”며 이위원을 찾아 그와 자민련 이양희(李良熙)의원의 손을 잡고 대국장에 들어갔다. JP는 이후 아마5단(이인제위원)과 6단(이양희의원)으로 호각(互角)인 두사람 옆에서 2시간 동안 대국을 지켜봤다. 결국 패배한 이위원이 이의원에게 “이의원 텃밭에서 두는 바람에 졌다”고 농을 건네자 좌중에는 홍소가 터지기도 했다.
JP와 이위원은 이날 정치얘기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지만 이위원에 대한 JP의 태도가 사뭇 달라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는 게 JP 측근들의 얘기다. 심지어 이날 바둑대회 직후 공동여당 내에서 “JP가 이위원을 ‘충청권 차세대’로 인정한 것 아니냐”는 다소 ‘성급한 관측’까지 나돌 정도였다.
JP는 이날 지역언론인들과의 회동에서 “부여는 김학원(金學元)의원에게 내줬고 나의 대전출마설은 낭설이며 충남북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 발언도 대전 혹은 논산에서 출마해 내년 총선에서 충청권 후보들을 지원유세하며 ‘차기’를 도모하려는 이위원에게 작지 않은 의미로 다가왔으리라는 게 정가의 분석이다.
〈김창혁·송인수기자〉ch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