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광그룹 탈세사건 수사는 18일 이 그룹의 실질적인 소유주인 홍석현(洪錫炫)중앙일보사장을 구속기소함으로써 종결됐다.
검찰은 9월17일 국세청으로부터 고발장을 접수한 뒤 한 달여간 정확한 조세포탈 규모와 횡령 혐의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했다.
검찰수사 결과 드러난 홍사장의 포탈액 규모는 25억2762만원.
이는 이달 1일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밝힌 23억3800만원보다1억8900여만원이 더 많다.
이같은 차이는 구속영장 청구 당시 증여세 계산에서 누진세를 합산하지 않아 발생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번 수사를 통해 검찰은 국세청이 고발한 홍사장의 40억원 탈세 혐의에 대해서는 액수의 차이는 있지만 그 내용을 대부분 입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은 국세청이 수사의뢰한 홍사장의 54억원 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2일 홍사장을 서울구치소에 구속수감한 뒤 여섯 차례 이상 소환조사했지만 횡령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검찰의 결론이다.
홍사장 일가가 96년 효창개발 등 29개 가공거래처 앞으로 25억원의 당좌수표를 발행할 당시 사용된 자금은 홍사장 일가가 ㈜보광에 일시 대여했던 자금인 것으로 밝혀졌다는 것이다.
또 강원 평창군 임야를 5억원에 사들인 뒤 보광그룹에 29억원에 매각한 것도 먼저 투자한 돈을 회수한 과정으로 밝혀져 횡령 혐의로 인정하기 곤란하다는 것이다.
반면 이번 수사를 통해 국세청이 고발하지 않은 공사 리베이트 6억2000만원 수수 혐의를 밝혀내 홍사장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혐의를 추가한 것은 검찰 수사의 성과라는 평가다. 검찰은 홍사장이 97년2월부터 9월 사이에 ㈜보광피닉스파크 골프장 공사를 하면서 이 돈을 리베이트로 받은 것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홍사장의 조세포탈 혐의와 배임 혐의는 재판과정에서도 언론탄압시비 등 수사 외적인 논란과 함께 뜨거운 법정공방이 예상된다.
재판부가 조세포탈의 범의(犯意)와 배임죄를 어느 정도 인정할지가 주목된다.
〈정위용기자〉viyon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