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다우지수. 전세계 금융시장이 미국 다우존스지수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다우지수가 15일 장중 한때 10,000선이 붕괴되면서 폭락세를 보이자 유럽 각국의 증시가 동반 급락세로 돌아선데 이어 폭락후 첫 개장한 18일 한국 일본 싱가포르 등 아시아증시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바야흐로 세계 증시는 ‘미국 주가폭락→전세계 주식시장의 자금이탈→경기급랭’의 악순환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영국의 경제전문주간지 ‘이코노미스트’도 최근호에서 “현재 버블상태에 있는 월가의 붕괴(미증시 폭락)가능성이 세계 경제의 최대위협 요소”라고 경고했다. 국내 증권전문가들은 “세계 금융시장의 중심에 있는 미국증시가 폭락할 경우 국내 증시도 단기적으로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지만 미국경제의 연착륙 성공과 미증시의 안정추세 복귀 가능성에 비중을 둬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주가 왜 떨어지나〓지난 주말 미국 다우지수는 장중 한때 9,998.18까지 추락해 심리적 지지선인 10,000이 붕괴될 정도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최고치 대비 하락폭이 무려 11.5%에 달하는 것으로 향후 미국증시의 본격적인 조정 가능성을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졌다.
지난 주말에 있었던 미 증시폭락은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의 발언이 직접적인 도화선이 됐다.
그는 한 연설회에서 “금융기관들은 주가폭락에 대비해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미국증시의 버블’을 강력히 경고했다.
월가의 분석가들은 장기간 호황을 보이던 다우지수가 약세로 돌아선 것은 기본적으로 미국의 경기둔화의 가속화 △미주가의 버블상태 △달러자산의 가치하락 △심각한 무역적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공포’의 다우지수〓다우지수의 폭락은 미국에서 운용하는 뮤추얼펀드와 헤지펀드에 대한 환매요청 쇄도→환매자금 마련을 위해 해외투자펀드 주식투자비중 축소→전세계주가의 동반폭락의 악순환을 촉발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주가하락으로 미국 내수경기가 급격하게 침체될 경우 대미(對美)의존도가 높은 아시아국가의 수출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아시아시장 수출비중이 30%에 이르는 한국에도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증시는 기대반 우려반〓국내 증권전문가들은 대부분 다우지수 10,000이 무너질 경우 단기적으로는 국내 증시의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18일 서울주식시장은 지난 주말 미국증시 급락여파로 장중한때 38포인트 이상 폭락하는 등 장중내내 약세장이 이어졌다.
그러나 현재의 다우지수 약세는 예견된 악재(다음달 FRB의 금리인상 발표)를 앞당겨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정작 금리인상이 발표되는 시점에선 다우지수의 폭락세가 진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병익(李炳益)미래에셋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FRB의 연착륙시도로 다우지수의 하락세가 9,000대에서 멈춰준다면 국제투자자본이 미국증시에서 일본 한국 등 성장성 높은 아시아증시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미 주가폭락이 전세계 증시의 동반폭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반면 거꾸로 투기자본의 속성상 상대적으로 투자수익률이높은아시아신흥시장이 반사이익을 볼 수도 있다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장인환사장은 “우리경제가 회복세에 있고 기업실적도 사상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미증시 급락으로 국내주가지수가 800선 안팎으로 떨어질 경우 저점매수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박만순(朴萬淳)대신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미국경제의 연착륙 여부를 확인하고 다음주 대우계열사의 자산실사결과가 발표될 때까지 관망하는 자세가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