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행정부 인구국이 ‘빈곤선’을 올리려 하고 있다고 18일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현재의 연수입 1만6600달러(약 2000만원·4인가족 기준)에서 1만9500달러(약 2360만원)로 상향조정하겠다는 것. 연간 수입이 이에 미달하면 빈곤층으로 보겠다는 뜻이다.
빈곤선이 이렇게 조정되면 미국의 빈곤층은 전체 인구의 17%인 4600만명으로 늘어난다. 현재 기준으로는 빈곤층이 90년대들어 가장 낮은 12.7%(3436만명)다.
현행 빈곤선은 65년 린든존슨 행정부가‘빈곤과의 전쟁’을 위해 설정한 이후 물가상승만 반영해 왔다. 따라서 새로운 소비수요가 생겨난 현재의 생활상에는 맞지 않다는 지적이 많았다.
빈곤문제를 연구하는 사회학자와 경제학자들은 새 빈곤선도 현실을 반영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주장한다. 차량수리비나 의료비 등 긴급한 사태에 대비한 현금필요를 감안하면 빈곤선은 2만1000∼2만8000달러가 적정하다는 것이다. 빈곤선이 올라가면 빈곤층 지원 증가로 정부지출이 늘어난다. 그래서 백악관은 빈곤선 상향조정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