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자프로골퍼는 ‘슈퍼우먼’인가.
22일부터 31일까지 바이코리아오픈(22∼24일)을 시작으로 파라다이스오픈(26∼28일) 한국여자오픈(29∼31일)이 잇따라 열려 선수들은 휴식없이 강행군을 해야 한다.
열흘동안 공식 경기만 9라운드이고 연습라운드와 프로암대회까지 포함하면 단 하루도 쉴 수 없는 상황.
이렇듯 무리한 일정을 잡은 대한골프협회와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의 처사가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같은 투어일정은 다른 나라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
올시즌 7개대회로 시즌을 마감한 남자프로에 비해 13개 대회를 치르는 여자프로의 ‘행복한 고민’이라고만 말할 수 있을까.
특히 한국여자오픈에는 박세리와 아니카 소렌스탐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출전한다.그들은 대회일정상 시차적응을 완전히 마친 상태에서 이 대회에 전력투구할 수 있다.
반면 재충전할 여유가 없는 국내 선수들이 과연 그들과 멋진 승부를 펼칠수 있을지 걱정된다.
일부 국내선수들은 ‘우리가 들러리 서기 위해 경기에 출전해야 하는가’라고 푸념하고 있다. 국내선수들의 성적이 나쁘면 ‘역시 한 수 아래’라며 폄훼할 것이 분명하다는 것.
박세리가 일본LPGA에 진출하지 않고 미국무대 직행을 결심한 계기는 무엇일까. 바로‘자신감’이다.
박세리는 세계톱랭커들이 총출전한 96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당당히 단독3위를 차지하며 ‘세계정복’의 자신감을 얻었다.
국내여자프로들은 모처럼 세계적 선수들과 샷대결할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협회의 배려부족으로 ‘자신감’은커녕 ‘자괴감’만 갖게 된다면 누가 책임을 져야할까.
오학렬(골프해설가)kung@netsg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