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최대의 화제작은 장선우 감독의 ‘거짓말’. 영화제 개막 직후부터 계속 극장 앞 게시판에는 ‘거짓말 표 구합니다’고 적힌 쪽지가 수도 없이 나붙었고, 한때는 암거래 가격이 최고 10만원까지 치솟았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거짓말’에 쏠린 관심답게 20일 오후5시 부산 중구 남포동 대영시네마에서 열린 상영회에는 관객들 뿐 아니라 영화제 초청인사들까지 150명 가량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루었다.
영화가 끝나고 열린 ‘관객과의 대화’시간에도 100여명의 관객들이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예매 시작 10분만에 매진된 ‘거짓말’의 표를 구하는데 성공한 이 부지런한 관객들은 예상과 달리 진지한 태도를 보여 주었다. 이들은 주로 장감독에게 “국내 상영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만들었느냐” “성인영화 전용관을 염두에 두고 만든 거 아니냐”는 질문들이 쏟아졌다.
한 여성관객은 “언제부터인지 장감독의 영화가 사회에 대한 저항을 넘어서 신경질을 부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거짓말’을 보면서 많이 슬펐는데 감독은 요즘 사는 게 행복한지 궁금하다”고 진지한 표정으로 물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부산〓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