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재를 따라가는 금강산 여행'/최완수 지음/대원사 301쪽 1만5000원▼
《저자는 33년째 간송미술관 연구실장으로 재직중. ‘불상연구’ ‘김추사연구초(金秋史硏究艸) 등의 연구서를 내놓았다.》
중국인들이 ‘화엄세계’로 여기며 평생 한 번 오르기를 원했던 금강산.
명(明) 패망 후에는 조선중화(朝鮮中華)사상의 중심이 됐고 이런 자신감은 겸재가 진경산수(眞景山水)를 탄생시킨 원천이 됐다.
겸재가 금강산을 처음 대면한 것은 36세 때인 1711년. 84세로 타계할 때까지 금강산은 평생 그가 가슴에 품고 창작열을 불태운 화두였다.
독자는 전문가의 치밀한 설명을 들으며 겸재의 금강산 그림 70여점 속으로 여행을 떠난다. 역사적 사실과 당대 문인들의 금강산 예찬이 곁들여지는 것은 물론.
절경에 마음이 풀어지더라도 겸재 그림의 기본 원리는 잊지 말 일이다.
겸재는 금강산을 그리기 위해 음양 대비의 원리로 화면을 구성했다.
수목이 우거진 흙산은 중국 남방화법의 특징인 묵법(墨法)을 쓰고 바위산은 북방화법의 특징인 선묘(線描)를 사용해 상이한 두 화법을 한 화면에서 통합한 것.
바위와 흙이 적당히 어우러진 우리 산천을 정확하게 묘사할 수 있는 ‘위대한 발견’이었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