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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리의 일본패션 엿보기]깜찍한 '큐트패션' 교본

입력 | 1999-10-24 19:26:00


‘일본패션’하면 떠오르는 스타일 중의 하나가 깜찍하고 앙증맞은 ‘큐트패션’이다. ‘귀엽다’는 뜻인 ‘카와이이’란 개념에 대한 일본사람들의 애착은 남다르다. 그들은 약간은 어린아이같지만 청순하고 소녀같은 이미지를 좋아한다.

만화책 중에서는 키타가와 미유키가 쓴 만화책 ‘동경 줄리엣’이 큐트패션의 교본이라고나 할까? 일본에서는 최근 13권 완결판이 나왔다. 우리나라에서도 여학생 팬이 많아 번역판이 계속 나오고 있는 중이다.디자이너 지망생인 소녀 미노리는 다섯살 때 데이지꽃을 테마로 디자인했던 작품을 에이지라는 디자이너에게 빼앗겼다. 에이지를 뛰어넘겠다고 마음먹은 미노리는 디자인학교에 들어간다. 학교에서 알게 된 선배 아키라와 사랑하는 사이가 되지만 그는 다름아닌 에이지의 아들이었다.

‘동경 줄리엣’에서 미노리는 깜찍하고 귀여우면서도 잘 다듬어진 멋쟁이 차림새로 나온다. 천을 두른 듯한 모자에 짤막한 상의와 벨트장식이 달린 주름치마의 조화라든가 꽃무늬 점퍼와 핫팬츠의 코디, 짧은 스카프, 하트모양 반지 등 큐트패션 천지다. 디자이너 지망생을 묘사하는 만큼 작가도 꽤 신경써서 미노리의 의상을 그리고 있는 것이 역력히 보인다. 인기 연예인의 옷과 소품을 참고했다고도 한다.

큐트패션은 솜사탕같은 달콤함을 선호하는 일본인의 기질에서 나왔다. 대체적으로 우리나라 여성들은 ‘섹시하다’라는 말을 좋아하는데 비해 일본 여성들은 ‘귀엽다’는 말을 선호한다. 일본 상품중에는 특히 아기자기하고 앙증맞은 것들이 많은 걸 봐도 ‘귀엽고 아이같은 것’을 좋아하는 것은 일본인의 오랜 미의식인 것 같다.

김유리(패션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