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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각료간담회스케치]양국총리, 발언 거들며 친민감 과시

입력 | 1999-10-24 19:26:00


23일과 4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2차 한일 각료간담회에서는 양국 총리와 각료들간에 격의없는 의견교환이 이뤄졌다.

○ …양국 총리회담과 개별 각료회담을 가진 뒤 전체 각료간담회로 이어진 23일 내내 양국 각료들은 웃음과 농담으로 친밀감을 과시.

회의마다 회담장 밖으로 웃음소리가 새나왔고 공동기자회견에서는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와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일본총리가 서로 상대의 발언을 거들면서 맞장구.

김총리는 아키히토(明仁)일본천황의 방한문제와 관련해 동아일보와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의 공동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분위기가 한결 성숙돼 가고 있다”고 말했고 오부치총리도 “의미있는 변화”라고 부연.

▼오부치 박지원장관에 "축하한다"

오부치총리는 특히 각료간담회가 끝난 뒤 만난 박지원(朴智元)문화관광부장관에게 해임건의안이 부결된 사실을 언급하며 “축하한다”고 인사.

○…만찬 후 공연에서는 양측 참석자들이 흥에 겨워 합창을 하는 등 분위기가 절정.

가수 계은숙씨는 ‘사랑해’ ‘베사메무초’ 등을 불러 큰 박수갈채를 받았고 앙코르곡으로 일본 엔카를 선보이자 두 총리가 직접 계씨를 불러내 악수. 또 오정해씨가 ‘진도아리랑’을 부를 때 후렴구인 ‘아리아리랑 스리스리랑∼’을 참석자들이 함께 따라부르기도.

▼JP 만찬공연 내용도 사전점검

김총리는 공연내용을 사전에 직접 점검해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들어있는 것을 보고 “오부치총리가 늘 듣던 노래인데 다른 것을 선보이는 게 어떠냐”며 다른 곡목으로 바꾸라고 지시.

○ …24일 김총리와 오부치총리는 조찬 후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서 기념촬영을 한 뒤 손을 잡고 산책했고 이어 성읍민속마을 등을 관광. 김총리는 가는 곳마다 직접 일본어로 설명했고 오부치총리는 토산품점에 들러 제주도 갈옷 두 벌을 구입.

한편 비공개로 진행돼야 하는 23일의 각료간담회 내용이 회담장 옆 기자회견장의 동시통역기를 통해 그대로 흘러나와 준비 소홀을 노출하기도.

〈제주〓이철희기자〉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