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 부는 계절이 오면 외교통상부는 항상 ‘인사 바람’에 휩싸여왔다.
특히 올 겨울에는 현 정권 출범과 함께 임명됐던 차관과 4강대사(미 일 중 러)의 교체가능성이 높아 상층부의 자리이동이 클 전망이다. 더욱이 국민회의 한화갑(韓和甲)사무총장이 언급한 ‘정치인 4강 대사설’에 따른 각종 추측이 나돌면서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먼저 지난 2년간 외교부 내 ‘안살림’을 맡아온 선준영(宣晙英)차관은 이동이 확실시된다. 선차관은 내년 초로 예상되는 개각에서의 입각이 점쳐지고 있는데 여의치 않을 경우 유엔대사로 갈 가능성이 높다.
선차관의 후임에는 외교안보연구원 이재춘(李在春) 김석현(金錫鉉)연구위원, 김항경(金恒經)본부대사, 최성홍(崔成泓)주영대사 등이 거론된다. 고시14회인 김연구위원과 외시3회인 최대사는 호남출신으로 여권 핵심부가 지원하고 있다는 전언. 외시1기인 이연구위원은 꼼꼼한 성격에 외교부 상하간에 신망이 두텁고 특채출신인 김본부대사는 ‘마당발’로 정평이 난 인물.
4강대사들도 교체설과 유임설이 엇갈리는 상황. 이홍구(李洪九)주미대사의 경우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나 홍순영(洪淳瑛)장관 모두 클린턴 정권의 임기가 끝나는 2001년 초까지 유임을 바라고 있으나 본인이 고사하고 있다는 것.
김석규(金奭圭)주일대사는 내년 6월 정년(64세)을 맞게 돼 교체가 불가피하다. 외교부의 한 핵심인사는 “국회에서 외무공무원법이 통과되지 않아 김대사의 특임공관장 임명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후임에는 ‘일본통’인 외무부 출신 K씨, C교수 등이 거론된다.
권병현(權丙鉉)주중대사의 경우 당초 교체설이 우세했으나 최근 들어 1년 더 유임되는 쪽으로 반전되는 분위기다. 국민회의 권노갑(權魯甲)고문이나 한나라당 L의원의 주중대사설이 나돌기도 했으나 신빙성은 거의 없는 편. 이인호(李仁浩)주러시아대사는 러시아가 남성중심의 사회라는 점, 사택신축 문제로 외교부와의 관계가 불편했던 점 등 때문에 교체가 점쳐지고 있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